머니로직의 붕괴를 막을 세포 단위의 희망, ‘살림셀’

2026년 새해가 밝았지만, 인류는 유례없는 ‘다중위기(Polycrisis)’의 한복판에 서 있다.
기후 재앙은 일상을 파괴하고, 양극화는 사회를 분열시키며, AI의 폭발적인 발전은 인간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리는 AI 데이터센터들이나 기존 산업이 내뿜는 막대한 탄소와 에너지 소비량은 기후 위기를 가속하는 새로운 뇌관이 되었다.
지금껏 우리는 수백 년간 ‘머니로직(Money Logic)’이 만든 거대한 위기들을 머니로직으로 해결하려 했다. 돈을 더 찍어내고, 더 큰 발전소를 짓고, 더 빠르게 성장하면 해결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지배, 성장, 경쟁’의 머니로직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빚으로 지탱하던 성장은 멈췄고, 효율성만 따지던 글로벌 공급망은 붕괴했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푸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 있다. 거대한 시스템이 고장 났을 때, 우리의 시선은 가장 작은 단위에 주목한다. 생명체는 몸이 아플 때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을 되찾음으로써 회복한다. 인류 사회라는 거대한 유기체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글로벌 단위의 거대 담론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지금, 해법은 가장 작은 삶의 단위, 즉 ‘살림셀(Salim Cell)’에 있다.
‘살림셀’은 외부의 충격에도 스스로 생존하고 순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분산형 생존주권 구역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국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미세한 틈새를 보완하고 지탱하는 문명의 기본단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림셀은 세 가지 기초 위에 서 있다. 첫째, ‘제로 베이직(Zero Basic)’을 추구한다. 에너지를 자급하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며, 기후 위기라는 외부 충격에도 내 삶을 지켜내는 생존의 토대다. 둘째, ‘어반 베이직(Urban Basic)’을 통해 기존의 문명을 내재화하고 연결한다. 거대 자본에 종속된 노동이 아니라, 커뮤니티 내에서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순환 경제를 통해 지역과 상관없이 민주적이고 경제적인 자립을 꾀한다. 셋째, ‘컬처 베이직(Culture Basic)’을 통해 머니로직에서 소멸해 가는 공동체 문화를 부활한다. 이웃과의 소통을 통해 AI도 범접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창조적 영역을 확장한다.
이처럼 순환하고, 공존하며,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에코로직’이 구현된 공간이 바로 살림셀이다. 그리고 이 살림셀들이 모여 ‘살림, 풍요, 윤리’가 흐르는 ‘살림로직(Salim Logic)’의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대전환 이후의 세상이다.
20세기형 아파트가 ‘소비의 공간’이었다면, 살림셀은 에너지, 식량, 그리고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생산과 자립의 기지’이자 미래 사회의 필수 인프라다. 살림셀이 확장되면 머니로직에 의한 다중위기를 통합적으로 그리고 작은 단위로부터 혁신적으로 대전환을 이루어낼 수 있다. 과거 컨테이너가 세계 물류 혁명을 이루고, PC와 스마트폰이 디지털 혁명을 견인했듯이, 살림셀은 인류의 새로운 문명을 지탱하는 기본단위가 되어 다중위기를 혁신적으로 전환할 것이다.
왜 지금 당장 살림셀인가? 그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살림셀은 기후 위기와 AI 에너지 문제의 해법이다. 살림셀은 기본적으로 에너지 식량 자립을 추구한다. 이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아끼는 차원이 아니다. AI 시대를 지탱하기 위해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중앙집중식 발전소가 아닌, 분산된 수만 개의 살림셀이 감당해내는 것이다. 내가 사는 집이 탄소를 배출하는 곳이 아니라, AI와 공존할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의 기지가 된다.
둘째, 살림셀은 식량 안보의 최전선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위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살림셀은 주거 공간 내에 스마트 팜과 수직 정원을 통합하여, 샐러드용 채소와 필수 작물을 내 집, 우리 단지에서 직접 길러 먹는다. 물류 이동을 최소화하여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글로벌 공급망이 끊겨도 내 가족의 식탁을 지킬 수 있는 ‘먹거리 자급’의 안전판이 된다.
셋째, 살림셀은 ‘Deep Job(딥 잡)’의 산실이다. AI가 코딩을 하고 보고서를 쓰는 ‘Shallow Job(얕은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에게 남은 기회는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Deep Job(깊은 노동)’에 있다. 타인과 깊이 공감하고(Empathy), 고유한 스토리를 만들며(Story), 공동체의 회복을 돕는(Resilience) 일이다. 살림셀은 이러한 Deep Job이 일어나는 물리적 기반이다. 획일화된 직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살림셀 내의 커뮤니티 센터, 공용 작업장, 돌봄 공간에서 이웃을 케어하고, 로컬 문화를 기획하며, 맞춤형 공예품을 만드는 ‘살림 장인’들이 탄생한다. 즉, 살림셀은 단순한 집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담긴 새로운 일자리의 인큐베이터다.
결국 살림셀은 ‘순환, 공존, 자율’이라는 ‘에코로직(Eco Logic)’이 구체화된 실체다. 소비만 하던 수동적 인간(머니로직형 인간)에서,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가치를 생산하는 능동적 인간(세라형 인재)으로의 전환이 이곳에서 일어난다.
거대한 댐이 무너질 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댐이 아니라, 물살을 타고 넘을 수 있는 수만 척의 구명정이다. 기후, 에너지, 식량, 일자리의 복합 위기 앞에서 살림셀은 우리를 지켜줄 가장 강력한 방주이자, 미래 문명을 다시 세울 기초 인프라다. 2026년, 이제 머니로직의 환상을 버리고 당신의 가장 작은 삶터, 살림셀을 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곳에 진정한 ‘살림, 풍요, 윤리‘를 추구하는 인류의 미래가 있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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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로직의 붕괴를 막을 세포 단위의 희망, ‘살림셀’
2026년 새해가 밝았지만, 인류는 유례없는 ‘다중위기(Polycrisis)’의 한복판에 서 있다.
기후 재앙은 일상을 파괴하고, 양극화는 사회를 분열시키며, AI의 폭발적인 발전은 인간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리는 AI 데이터센터들이나 기존 산업이 내뿜는 막대한 탄소와 에너지 소비량은 기후 위기를 가속하는 새로운 뇌관이 되었다.
지금껏 우리는 수백 년간 ‘머니로직(Money Logic)’이 만든 거대한 위기들을 머니로직으로 해결하려 했다. 돈을 더 찍어내고, 더 큰 발전소를 짓고, 더 빠르게 성장하면 해결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지배, 성장, 경쟁’의 머니로직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빚으로 지탱하던 성장은 멈췄고, 효율성만 따지던 글로벌 공급망은 붕괴했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푸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 있다. 거대한 시스템이 고장 났을 때, 우리의 시선은 가장 작은 단위에 주목한다. 생명체는 몸이 아플 때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을 되찾음으로써 회복한다. 인류 사회라는 거대한 유기체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글로벌 단위의 거대 담론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지금, 해법은 가장 작은 삶의 단위, 즉 ‘살림셀(Salim Cell)’에 있다.
‘살림셀’은 외부의 충격에도 스스로 생존하고 순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분산형 생존주권 구역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국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미세한 틈새를 보완하고 지탱하는 문명의 기본단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림셀은 세 가지 기초 위에 서 있다. 첫째, ‘제로 베이직(Zero Basic)’을 추구한다. 에너지를 자급하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며, 기후 위기라는 외부 충격에도 내 삶을 지켜내는 생존의 토대다. 둘째, ‘어반 베이직(Urban Basic)’을 통해 기존의 문명을 내재화하고 연결한다. 거대 자본에 종속된 노동이 아니라, 커뮤니티 내에서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순환 경제를 통해 지역과 상관없이 민주적이고 경제적인 자립을 꾀한다. 셋째, ‘컬처 베이직(Culture Basic)’을 통해 머니로직에서 소멸해 가는 공동체 문화를 부활한다. 이웃과의 소통을 통해 AI도 범접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창조적 영역을 확장한다.
이처럼 순환하고, 공존하며,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에코로직’이 구현된 공간이 바로 살림셀이다. 그리고 이 살림셀들이 모여 ‘살림, 풍요, 윤리’가 흐르는 ‘살림로직(Salim Logic)’의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대전환 이후의 세상이다.
20세기형 아파트가 ‘소비의 공간’이었다면, 살림셀은 에너지, 식량, 그리고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생산과 자립의 기지’이자 미래 사회의 필수 인프라다. 살림셀이 확장되면 머니로직에 의한 다중위기를 통합적으로 그리고 작은 단위로부터 혁신적으로 대전환을 이루어낼 수 있다. 과거 컨테이너가 세계 물류 혁명을 이루고, PC와 스마트폰이 디지털 혁명을 견인했듯이, 살림셀은 인류의 새로운 문명을 지탱하는 기본단위가 되어 다중위기를 혁신적으로 전환할 것이다.
왜 지금 당장 살림셀인가? 그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살림셀은 기후 위기와 AI 에너지 문제의 해법이다. 살림셀은 기본적으로 에너지 식량 자립을 추구한다. 이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아끼는 차원이 아니다. AI 시대를 지탱하기 위해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중앙집중식 발전소가 아닌, 분산된 수만 개의 살림셀이 감당해내는 것이다. 내가 사는 집이 탄소를 배출하는 곳이 아니라, AI와 공존할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의 기지가 된다.
둘째, 살림셀은 식량 안보의 최전선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위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살림셀은 주거 공간 내에 스마트 팜과 수직 정원을 통합하여, 샐러드용 채소와 필수 작물을 내 집, 우리 단지에서 직접 길러 먹는다. 물류 이동을 최소화하여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글로벌 공급망이 끊겨도 내 가족의 식탁을 지킬 수 있는 ‘먹거리 자급’의 안전판이 된다.
셋째, 살림셀은 ‘Deep Job(딥 잡)’의 산실이다. AI가 코딩을 하고 보고서를 쓰는 ‘Shallow Job(얕은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에게 남은 기회는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Deep Job(깊은 노동)’에 있다. 타인과 깊이 공감하고(Empathy), 고유한 스토리를 만들며(Story), 공동체의 회복을 돕는(Resilience) 일이다. 살림셀은 이러한 Deep Job이 일어나는 물리적 기반이다. 획일화된 직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살림셀 내의 커뮤니티 센터, 공용 작업장, 돌봄 공간에서 이웃을 케어하고, 로컬 문화를 기획하며, 맞춤형 공예품을 만드는 ‘살림 장인’들이 탄생한다. 즉, 살림셀은 단순한 집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담긴 새로운 일자리의 인큐베이터다.
결국 살림셀은 ‘순환, 공존, 자율’이라는 ‘에코로직(Eco Logic)’이 구체화된 실체다. 소비만 하던 수동적 인간(머니로직형 인간)에서,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가치를 생산하는 능동적 인간(세라형 인재)으로의 전환이 이곳에서 일어난다.
거대한 댐이 무너질 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댐이 아니라, 물살을 타고 넘을 수 있는 수만 척의 구명정이다. 기후, 에너지, 식량, 일자리의 복합 위기 앞에서 살림셀은 우리를 지켜줄 가장 강력한 방주이자, 미래 문명을 다시 세울 기초 인프라다. 2026년, 이제 머니로직의 환상을 버리고 당신의 가장 작은 삶터, 살림셀을 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곳에 진정한 ‘살림, 풍요, 윤리‘를 추구하는 인류의 미래가 있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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