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 2040년 G7, GDP 7만달러 국가'를 위한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
Korea’s next S-curve: A new economic growth model for 2040
맥킨지는 지난 2013년 ‘Beyond Korean style: Shaping a new growth formula’를 주제로 한국 경제 분석 보고서를 집필한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경제를 진단하고 재도약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Korea’s Next S-curve’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본 보고서는 대한민국이 현재 처한 거시적 상황을 조망하고, 대한민국이 2040년 GDP(국내총생산, 이하 GDP) 기준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의 도약을 목표하기 위해 개편, 전환, 구축의 3대 축 중심으로 대담한 8대 핵심 과제로 요약되는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전문은 소개합니다.
■ 서언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현재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때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제가 지속적으로 하강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도약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6.25 전쟁 직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중화학공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로 전환하는 데 성공해, 1960–1980년대 ‘제1의 성장 S-curve(상승 곡선)’를 그렸습니다. 이후 1980–2000년대 ‘제2의 성장 S-curve(상승 곡선)’를 그리며 첨단 제조 산업으로 영역을 넓혀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00년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라섰고, 현재는 반도체, 이차 전지, 자동차 등 미래 주요 글로벌 산업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미-중 무역 긴장, 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석유화학 및 조선을 비롯한 기간 산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약화 리스크 등 대내외적 요인들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에 급박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각각 평균 10%, 9%대의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으나,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각각 평균 7%, 5%, 2010년대에는 평균 3%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정체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2022년 4분기에는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고, 2023년 1, 2분기에는 1% 미만의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2010년대부터 이어진 저성장 국면에 더해 2021년에는 최초로 인구 감소 국면에 접어드는 등 대한민국이 직면하게 될 구조적 도전 과제는 앞으로도 산적해 있습니다.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 새로운 상승 곡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력이 요구되는 시점임이 분명합니다. 1960–1980년대 중화학공업 중심, 1980–2000년대 첨단 제조업 중심 경제 전환을 통해 두 차례 S-curve(상승 곡선)를 그려냈던 대한민국. 성장률이 둔화한 한국 경제에 제3의 상승 곡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1장
한국을 둘러싼 먹구름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세계의 경제 성장 과정을 1944–1971년의 ‘2차 세계 대전 직후(Postwar Boom)’, 1971–1989년 ‘경쟁 시대(Era of Contention)’, 그리고 1989–2019년 ‘시장 주도 성장 시대(Era of Markets)’ 세 단계로 구분합니다.
‘시장 주도 성장 시대’는 활발한 국가 간 교역과 글로벌 협력으로 대변됩니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은 실질 GDP 성장률 5%대의 괄목할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낮은 인플레이션과 저금리 하에, 한국은 글로벌 교역 및 무역 확대, 빠른 디지털 보급 및 확산을 통해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1989년 약 620억 달러이던 한국의 수출액은 2019년 약 5,400억 달러 수준로 약 9배 성장했습니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한국은 2010년대 후반, 1인당 GDP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2021년 한국은 글로벌 혁신지수 5위를 기록했고, R&D 투자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향후 경제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혁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2%대의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고, 2022년에는 GDP 상위 10개국 지위를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성장 정체는, 특히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됩니다.
1. 노동: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 및 노동 생산성 저효율
2. 자본: 상장 주식 시장 매력도 부족 및 모험자본시장 역동성 부족
3. 산업 경쟁력: 국가 기둥 산업의 경쟁 심화 및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지속
1. 노동
한국의 인구는 1970년 약 3,200만 명에서 2020년 약 5,200만 명으로 지난 50년간 60% 이상 증가하였으나, 앞으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율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 저효율적 노동 생산성이라는 두 가지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1.1.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
정부의 여러 출산 장려 정책(예: 보육 지원, 난임 치료)에도 불구,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70년대 초 4.5에서 2018년 이후 1.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2020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1 미만인 국가는 OECD 중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로 알려진 일본(1.33)을 비롯, 독일(1.53), 영국(1.56), 미국(1.64) 등이 모두 1.0을 넘고 있어 타 국가 대비 격차가 존재합니다.
상황은 악화일로에 있습니다. 2020–2025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77에 머물고 있으며, 이에 한국의 총인구는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2050년 약 4,500만 명으로 하락할 예정입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 또한 2020년 72.1%에서 2070년 46.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2070년 기준 40%대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OECD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할 것입니다(두 번째로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낮은 국가인 일본도 50.5% 수준).
한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절반 이상이 2025년을 기준으로 노인인구로 편입될 예정입니다. 이에 총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14세 미만 청년인구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는 2020년 39명에서 2056년 100명 이상으로, 2070년에는 117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시기 일본 98명, 독일 81명, 영국 73명, 미국 71명에 비해 인구 구조 불균형에 따른 부양 부담이 커지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는 여러 부정적 파급 효과와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인구 감소는 곧 소비 감소와 내수 시장의 침체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고령 인구 지원을 위한 정부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부담은 다시 생산가능인구에 전가되어, 더 많은 이들을 책임지게 된 세대와 피부양 세대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1.2. 노동 생산성 저효율
저출산율과 높은 부양비 등 인구구조의 불균형 가속화라는 문제를 감안할 때, 한국이 경제 성장을 최소한 유지 혹은 가속하려면 혁신적인 생산성 증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현재 노동 생산성은 타 선진 국가와 차이를 보입니다.
2023년 한국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36.9시간으로 미국(34.6), 일본(31.2), 영국(29.3), 독일(25.7)을 웃돈다. 반면 2023년 근로 시간당 GDP(2022년 국제 달러, PPP15)는 52.4로 독일(87.3), 미국(87.2), 영국(74.3)보다 낮다. 이는 한국이 타 선진국들에 비해 덜 생산적인 방식으로 더 오랜 시간 일하고 있거나 한국의 산업 구조가 저부가가치 부문에 치중되어 있음을 뜻합니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이 지난 10년간 생산성 증대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노동 생산성(시간당 GDP)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과 같은 선도국 대비 7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효율의 노동 생산성은 비생산적인 노동시장 구조와 저부가가치 부문에 치중돼 있는 산업 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국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2. 자본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GDP 대비 공모펀드, 사모펀드, 회사채 등 증권 발행 규모 비중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자본의 성숙도(Financial depth)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입니다. 한국의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2018년 한국의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10.9%였으나 2022년에는 8.2%로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자본 시장 내 성숙도 하락은 상장 주식 시장, 모험자본시장 내 각각의 도전 요인에 기인합니다(도표 1).

2.1. 상장 주식 시장 매력도 부족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한국 상장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과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음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2–2021년) 한국의 PBR(Price-to-Book Ratio: 주가순자산비율로, 기업의 주당 자기자본을 보여주는 지표)는 평균 1.2로, 선진국 2.2, 신흥국 2.0, 아시아 태평양 1.7보다 현저히 낮았습니다. PER(Price-to-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로, 기업의 당기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을 보여주는 지표)는 같은 기간 동안 상위 5개국의 49%, 표본 국가 평균의 81%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에 일부 기인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일부 기업들의 경우, 금융 자산을 증여하거나 상속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더 적게 내기 위해 주가를 오히려 부양하지 않으려는, 소위 ‘성장하지 않으려는 인센티브’를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2020년 기준으로 실시한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한국은 아시아 12개국 중 9위로, 2016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9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주로 배당,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 구성 규정, 감사 선임 기준 등이 소액주 주보다는 지배주주들의 지배력 유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에 기인합니다.
시장이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신뢰하지 않을 경우, 한국 시장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계속 이어갈 것이며 해외 자금 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2.2. 모험자본시장 역동성 부족
상장 주식 시장과 유사한 도전 요인은 모험자본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모험자본시장은 해외와는 다르게 재단, 패밀리오피스 등 다양한 출자자의 참여가 미흡한 편입니다. 또한, 유니콘 기업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못지 않게 중후반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투자 및 후속 투자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국 벤처펀드의 후속 투자 비중은 2021년 기준 71.2%로 미국의 92.6%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한국 유니콘의 경우 국내 벤처캐피탈의 초기 투자 이후, 후속 투자를 대규모 자본 유치와 성장지원이 가능한 해외자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험자본시장의 역동성 부족은, 투자자 측면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의 피투자 매력도에서도 비롯됩니다. 한국의 기술창업 스타트업은 2017–2022년 신규 스타트업 중 약 16%에 불과합니다. 2021년 기준,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유니콘 수 비중은 미국 약 51%, 영국이 약 11%지만, 한국은 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글로벌 AI 산업 내 유니콘 기업의 경우에도, 약 45%가 미국, 약 27%가 중국 기업인 데 반해 한국은 전무했습니다.
3. 산업 경쟁력
한국은 경제 발전 초창기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동차, 화학, 반도체 등의 기간 산업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지금까지의 한국 경제 성장에 대기업들이 기여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국가 기둥 산업의 경쟁 심화와 대기업–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 지속을 고려할 때, 한국은 신규 산업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합니다.
3.1. 국가 기둥 산업의 경쟁 심화
국내 GDP 기여도가 높은 자동차, 화학, 반도체와 같은 전통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지속해서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등 해당 산업 내 신흥 강대국들이 시장 점유율을 신속히 확대해 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대차그룹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판매량 글로벌 3위를 달성하였지만, 전기차 전환 추세 속에 전통적인 강자인 유럽 OEM과 미국 위주 신흥 OEM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대규모 장치 산업이자 수요, 공급, 가격의 순환 주기가 있으며, 제품의 특징에 있어서 기술 범용재(High-tech commodity) 성격이 강한 메모리 부문의 존재감이 컸습니다. 반면, 로직, 파운드리, 패키징과 같은 부문에서 한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3% 수준에 불과합니다.
많은 국가들이 반도체 가치 사슬의 현지화를 시도하는 와중에 중국과 대만 기업들은 지속 입지를 확대해 나감에 따라, 줄어든 시장 기회 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화학 산업에서도 중국은 내수 증대, 원가 경쟁력 확보 및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01–2019년 기준, 국내 석유화학제품 전체 수출 중 중국이 약 50%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기준, 대부분의 기초 화학 제품 및 중간원료에 대한 중국의 자급률은 1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24 이에 2020년 이후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의 기둥 산업과 경쟁하는 다른 국가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따라, 한국은 새로운 성장 공식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3.2.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지속
2017–2021년 상위 10대 재벌의 매출은 평균적으로 명목 GDP의 약 60%를, 이중 1위 대기업이 단독으로 총 GDP의 5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전체 고용인력의 약 80%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합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직원 1인당 창출하는 가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으며, 이는 특히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에 기인합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생산성 비율은 OECD 평균이 약 50%이나 대한민국의 경우 약 30%로, OECD 국가 중 아일랜드, 그리스,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대중소기업 생산성 격차가 크다. 이와 같은 생산성 격차는 혁신 역량/혁신 활동/혁신 환경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인력 수는 2012년 기업당 5.7 명에서 2020년 3.8명으로 감소하였으며, 학력 구성 측면에서도 2021년 기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대졸 이상 근로자 비중은 약 42%, 대기업은 약 61%로 2011년 대비 비중 격차가 확대됐습니다. 2010–2020년 10년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연평균 각각 5.0%, 6.4% 증가하여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고, 중소기업의 설비 투자계획 금액은 2014년 33조 원에서 2022년 19조 원으로 줄었습니다.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은 전체 경제에서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고, 경제성장 저해 및 임금 불평등 심화를 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갈림길에서: Next S-curve(상승 곡선)를 그려 나가려면
한국 경제는 GDP 성장 요소(노동력, 자본, 산업 생산성)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18–2022년 평균 무역의존도는 약 85%에 달해,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경제 구조입니다. 그런 한국의 입장에서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은 더욱 세밀한 접근을 요합니다. 세계가 양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변화함에 따라, 한국이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을 다각화하면서도 미–중 두 강대국 사이에서 경제 및 안보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동시에 위와 같은 위기들을 효과적인 인력 활용, 투자 자본 확대, 산업 생산성 개선 등의 기회로 변모시킬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전과 기회가 공존하는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한국은 향후 상술하는 바와 같이 새로운 S-curve(상승 곡선)를 그려나가는 여정에 바로 착수해야 합니다.
제2장
한국의 신규 성장모델
앞서 언급한 노동, 자본,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맥킨지는 3대 축(개편, 전환, 구축)을 중심으로 대담한 8대 핵심 과제를 제시합니다. 한국이 중장기적으로 저성장에서 탈피하고 제3의 성장 S-curve(상승 곡선)를 그리기 위한 8가지 과제들은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동시다발적인 변화를 촉구합니다.
▶개편(Restructure)
지금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바탕을 이룬 산업 중 기존 비즈니스 방식을 유지할 시 경쟁력의 약화가 불가피한 부문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즉 1) 산업 구조개편, 2) 비즈니스 모델 개편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수적입니다.
▶전환(Shift)
또한 각 산업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현재까지 성장을 견인해 온 동력의 한계를 벗어나, 미래에 새로운 성장의 원동력이 될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요건들이 존재합니다. 이는 3)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로의 전환, 4) 원천기술 기반의 신사업 창출, 5) AI 전환입니다.
▶구축(Cultivate)
마지막으로 경제의 고도성장을 위해서는 이를 견인할 더 많은 혁신적 사업 주체가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민국은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 육성, 외국계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잠재적 고성장 기업의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고 이러한 기업들에서 일할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합니다. 세부적으로는 6) 클러스터 활성화 및 규제 점검 등을 통한 산업 혁신 기반 구축, 7) 선순환적인 자본 시장 구축, 8) 핵심 인재 양성이 필요합니다.
▶개편
1. 산업 구조개편
대한민국은 1970년대 중화학 제조공업 중심으로의 대대적인 산업 전환을 통해 국가 경제 성장을 달성했으며, 해당 산업들은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은 25%를 차지하며, 제조업 전체 출하액 가운데 중화학공업(화학, 철강, 기계/장비, 전기장비, 석유정제)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8% 수준으로 국가 제조업, 특히 수출 경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몇몇 산업은 글로벌 수요 감소 및 경쟁 심화 등으로,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해 나갈 경우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산업 건전성이 악화할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1.1. 공급 역량 최적화를 통한 산업 자생력 제고 필요
수요 대비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산업은 자산의 합리화, 기업 간 포트폴리오 교환 및 통폐합 등을 통해 공급 역량을 최적화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자생력을 제고해야 합니다. 동시에, 기존 인력의 역량 재교육 등을 통해 타 산업으로의 유연한 재배치를 고민해야 하며, 재개편된 산업에 대해서는 국내 경제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산업 차원의 전략적 방향성을 재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의 경우, 2017년부터 5년간 철강, 석탄, 조선, 시멘트, 평판유리(디스플레이) 등 기간 산업의 과잉 생산능력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고자 과감한 산업 재개편을 단행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산업의 자생력을 제고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 중 구조개편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산업으로는 정유/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 중후장대 제조업이 꼽힙니다. 우선, 철강 및 건설 산업의 경우 국내 기업 간 경쟁 심화, 글로벌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성장 정체가 예상됩니다. 철강 산업은 중국의 철강 공급 자립도가 증가 일로에 있어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철강사 통폐합이 이미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철강사 간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건설 산업은 시장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미분양, 부실 PF 사태 등으로 촉발된 중견 건설사 간 저가 수주 경쟁, 도산 리스크 등 산업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1.2.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은 예견된 시장 축소에 대응 필요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은 2022년 기준 한국 전체 GDP의 약 5%를 기여하고 약 17만 명을 고용하는 국가 기간산업이지만 구조적인 공급과잉 문제로 시장 축소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정유 산업. 정유 산업의 경우, 장기적으로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에너지 대전환으로 대대적인 수요 감소가 예상되며,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산업 구조개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 세계 정유 수요의 약 45%를 차지하는 도로 교통 등 이동 수단의 경우 EV 대전환, 자동차 소유 비중 감소의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맥킨지가 추정하는 에너지 대전환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30–100%의 수요 감소가 전망됩니다.
국가별 탄소중립 서약이 달성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유 제품 수요가 2023년 휘발유에서 시작해 경유 등 정유 제품 전반에 걸쳐 2025–2030년 사이 수요 피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후 수요 감소세가 지속되어 2050년에는 현재 수준 대비 50% 이상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산업 전반의 구조개편을 위해 정제시설 등 자산의 대규모 통합을 통한 공급 능력 합리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일본의 2000년도 일일 정제능력은 대한민국 정유산업의 2.2배 수준인 약 500만 배럴로, 일본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최대 석유제품 생산지였습니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자동차 연비 개선, 전기차 전환 등으로 연료 소비가 위축되며 정유산업의 건전성이 악화됐고, 이를 해결하고자 산업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일본 정유사들은 흡수 합병과 사업 재편 등의 구조조정 끝에 17개사가 5개사 체제로 재편되었고 노후 정제시설은 폐쇄되거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케미칼 제품 생산 시설로 전환됐습니다. 현재 일본의 일일 정제능력은 한국의 0.94배 수준으로 수요 공급 균형을 확보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2001–2011년 기준 TSR(총주주수익) 연평균성장률 29%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범용 케미칼 전체 기업 평균 성장률 대비 약70%를 상회하는 폭발적인 성장을 달성했하였습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최대 수요국인 중국을 겨냥한 파라자일렌, 폴리에틸렌 등 범용 케미칼 수출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핵심 시장이었던 중국은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은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 10개 대표 제품의 생산가동률은 2028년까지 65%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2011–2020년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TSR(총주주수익) 연평균성장률은 1.3%까지 하락해 성장 둔화가 본격화됐고, 이는 글로벌 범용 케미칼 산업 세그먼트가 기록한 4.2%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었습니다(도표 2).

일례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대표적인 수출 제품인 파라자일렌(PX)의 경우, 2018년 중국의 자급률은 39%에 불과했으나 2022년 70%까지 상승했습니다. 자급률 상승 트렌드는 지속돼 2028년 경에는 2022년 현재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물량의 10% 수준만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경쟁력이 약화된 비핵심 자산 및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매각, 생산시설 통폐합 등의 산업 구조개편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구조개편을 통해 확보한 자원을 신규 성장 동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전략 방향성이 새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석유화학 선도사들은 기존 설비의 자산 합리화 및 기보유한 기술력, 영업 네트워크, 높은 자본력 등을 활용하여 범용 케미칼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케미칼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선도기업인 Shell은 석유 탐사 지출을 연 22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감축 계획 및 2025년 이후 신규 탐사 중단을 발표, 정제소 또한 13개 시설에서 6개로 축소했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 범용 케미칼 산업의 부가가치율은 계속 떨어지는 중이며(22.4% → 18.7%, 2015–2019년), 스페셜티 케미칼 산업의 부가가치율 증가율은 미미한 수준입니다(32.8% → 33.3%, 2015–2019년).
여기에 더해 석유화학 산업의 탄소 배출량이 산업 전체 배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주요 전방 고객들의 무, 저탄소 제품 요구가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탈탄소 전환에 실패할 경우 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이 약화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탈탄소 전환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기후대응기금 등을 통한 세제 혜택 등의 지원 수단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2. 비즈니스 모델 개편
조선, 자동차/모빌리티, 가전 등 대한민국 경제의 주력 제조 산업들은 지난 30년 동안 대기업-1차-2차 협력사라는 수직계열화된 비즈니스 모델 하에서 성장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모델은 점진적인 공정 개선을 통해 높은 제조 효율성 및 빠른 제품 사이클 달성을 가능하게 했고, 대한민국 제조 산업이 높은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한편, 식품, 패션/뷰티 등 소비재 산업은 내수 시장 중심의 현지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글로벌 선도 기업 대비 높은 내수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뷰티, 식품 등 일부 소비재 영역에서는 K-트렌드에 힘입어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입지를 확보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제조 산업에서의 수직계열화된 비즈니스 모델은 산업 간 경계가 분명하고 산업 내 전문성이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경제 구조에서는 효과적인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한 산업에서조차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특히 모빌리티, 조선 산업 등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개편 없이는 다양해지는 기술 및 고객의 요구 사항 변화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또한, 기존까지 내수 시장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나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소비재 산업에서도 발 빠른 비즈니스 모델 개편이 요구됩니다.
산업 내, 그리고 산업 간 창의적인 협업 기회가 증대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수평적 협업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나아가, 적극적 글로벌 협업을 통해 새로운 수요처를 계속 발굴해야 합니다.
2.1. 모빌리티 산업 최선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개편
공유화, 전동화, 자율주행 등 메가트렌드로 대변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의 모빌리티 산업이 보유한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세계를 계속 선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내 기존-신규 기업 간 수평적 협업이 적극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기업, 그리고 이종 산업 내 주요 기업 등 각 주체들의 협업이 다방면에서 요구됩니다.
현재 완성차 OEM 및 모빌리티 인프라를 중심으로 구성된 모빌리티 산업은 2050년까지 변화를 지속할 전망입니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가치 풀Value pool 기준에서 볼 때 2022년 완성차 OEM의 45%에 불과했지만 2035년을 기점으로 OEM 수준을 넘어서게 되며 2050년에는 OEM의 약 2.5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도표 3).

이러한 모빌리티 산업의 격변은 기존에 없던 신사업의 등장에 기인합니다. 모빌리티의 형태 및 대상은 전기차, 이륜차, Advanced Air Mobility(미래 항공 모빌리티, 이하 AAM), 로보틱스, 라스트 마일 배송 등으로 다각화되며 생태계가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 트렌드 중 하나는 완성차의 ‘전동화’입니다. McKinsey Center for Future Mobility(MCFM)의 전망에 따라 2035년을 기점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차 판매의 대부분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나리오가 도래할 경우, 전기차 시장 패권은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의 판도와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존 내연기관차 OEM들은 물론, Tesla 등 전통적 전기차 강자 및 중국 등의 신흥 전기차 강자들은 새로운 시장에서의 패권 확보를 위해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글로벌 선도 내연기관차 OEM들은 2030년부터 생산량의 100%를 전기차로 변경할 의지를 보이고 있고 Tesla는 자율주행 구독 서비스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고 있습니다.
격변이 예상되는 현시점에 국내 모빌리티 산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시장의 핵심 역량을 선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생태계 내 수평적 협업 활성화의 측면에서 크게 세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 장기적 관점에서는, 추후 네 번째 과제(원천기술 기반 신사업으로의 전환)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지만, 수소차, AAM, 로보틱스 등 대상과 형태가 확장된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원천기술에 대한 집중적 투자 또한 필수적입니다.
2.1.1. 미래 모빌리티 시대 핵심 역량 확보 위한 파트너십 추진
우선, 전기차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대두되는 배터리 산업의 가치사슬 확장을 통해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배터리 팩 기준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60조원에서 2035년 약 815조원까지 매년 약 15%의 고성장이 전망됩니다. 시장 내 가치 풀Value pool 확보를 위해 배터리 산업은 배터리 구독 서비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등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로 확장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 내 참여자들의 활발한 수평적 협업은 공급망 확보, 자본 확보 및 투자 리스크 축소 등에 유리합니다.
또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완성차 판매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솔루션 구독 등 제품 및 서비스를 다각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생태계 내 주요 기업들은 파트너십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모빌리티 서비스 및 솔루션 시장의 가치 풀Value pool은 2035년을 기점으로 OEM의 Value pool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경우, OEM 사업 대비 10–25배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고객들의 니즈와 모빌리티의 형태가 계속 다변화하고 확장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다방면으로 대응할 스타트업 및 강소기업들을 고유 분야에서의 선도 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합니다. 동시에, OEM과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자 간, 혹은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들 간 파트너십을 촉진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이미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여러 IT 기업과의 협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파트너십을 촉발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업 육성에 더해, 새로운 완성차 OEM이나 신규 솔루션 제공 기업들을 양성함으로써 파트너십의 후보군을 넓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기존 완성차 OEM들은 핵심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OEM은 높은 자본력을 기반으로 잠재력이 있는 파트너사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2.1.2. 영세한 Tier 2 및 일부 Tier 1 부품사의 과감한 포트폴리오 전환
한편, 내연기관 산업의 규모가 계속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존 부품 산업의 Tier 1(1차 부품 공급업체) 및 Tier 2(2차 부품 공급업체) 기업들 가운데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되어 산업이 붕괴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 대비 30–40% 적으며,50 이에 따라 2030년까지 기존 국내 내연기관 부품사 10개 중 3개는 소멸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부품사 중 약 62%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작하지 않았으며, 전체 부품사 중 약 15%만이 미래차에 대응한 부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부품사는 기존 대기업에 종속된 공급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전동화 트렌드 및 부품 전문성을 활용해 자동차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글로벌 OEM과 협업하는 신규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2.1.3. 주요 글로벌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업
위의 활동을 통해 국내 OEM사, 부품사, 솔루션 사업자들은 견고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일본, 동남아시아, 인도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도 긴밀하게 협업해야 합니다. 완성차 기업이 이륜차 산업에서 입지를 선점하려면 인도 등 국가의 선도 기업과 협업해야 하고, Tier 1 기업들이 연료전지자동차(Fuel Cell Electric Vehicle, FCEV) 산업에서 성장하려면 글로벌 선도 OEM 및 연합 등과의 협업을 과감하게 기획하고 시도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 라이드 헤일링(차량 호출), 카셰어링(차량 공유) 등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들은 역량은 우수한 편이나 국내에 한정된 바, 글로벌 OEM 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의 패키지화, 상호 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각 가치사슬의 제품 및 서비스 제공자들은 기존의 ‘제조된 완성차’ 혹은 ‘충전기 산업’ 등의 독자적인 사업 전개에서 벗어나, 생태계 내 협업을 활발히 하면서 End-to-End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수립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2.2. 신규 활로 개척을 위한 조선 산업의 과감한 개편
조선 산업도 아직까지는 선도적 입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산업 내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종 산업과의 수평적 협력 관계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의 개편이 필수적입니다. 조선 산업에서 한국과 중국의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의 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습니다. 친환경, 스마트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의 경우 2012년 한국과 중국 간 기술의 격차는 6.8년이었으나, 2016년 절반으로 줄었고, 2020년 동일 평가에서 1년의 기술 격차만이 남았습니다. 이렇듯 국가 간 기술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국의 저가 정책, 국내 저가 출혈 수주로 인한 가격 경쟁이 심화할 수 있습니다.
2.2.1.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조선산업, 출구는 다양한 수평적 협력 기반 사업 확장
조선사 및 조선 기자재 공급사들은 심화되는 가격 경쟁에서 탈피하기 위해 자율운항 선박 시장, 혹은 해상풍력, 빅데이터 산업 등으로 수평적 확장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공급망 및 공정 집약적 생산 및 설계 역량 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실제로 국내 조선사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사업다각화를 위해 자율주행 선박, SMR(소형 모듈 원전, Small Modular Reactor) 및 해상풍력, 선박?항만?기상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업 등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조선사들이 미래 조선 산업의 핵심 고부가가치 산업들로 여겨지는 자율운항 선박 및 해상풍력 시장으로 진출을 고려할 경우, 기존 생산 역량만을 내세워서는 생태계 내 핵심 주체가 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운항 선박은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첨단 센서 등을 융합한 산업으로, 관련 소프트웨어, AI, 자동화 등 집약적인 기술력을 필요로 합니다. 전통 조선사가 모든 요구 기술을 End-to-End로 갖추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한 기업이 기술력 전부를 유기적으로 확보하기보다는 글로벌 선도사들과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가령 전문 솔루션 기업 및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자율운항 선박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유럽 및 미국과의 글로벌 협력관계를 맺어 생태계 내에서 주축이 되어야 합니다. 한편, 세계 자율운항 선박?기자재 시장 규모는 2021년 이후 연평균 약 13%씩 성장하여 2028년에 약 2,3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2.2.2. 기존 조선사와 수직계열화되어 있던 부품사들의 발 빠른 전환 필요
이 과정에서 기존 조선사와 수직계열화되어 있던 부품사들 또한 조선업체들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맞춰 기존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 조선업체들은 포트폴리오 확장을 한 이후에 과거보다 극심한 인력 및 수급난에 시달릴 것입니다. 미래 조선 산업에서 필요한 기자재들을 충분히 공급받으려면 조선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기존 협력사들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기둥 산업 역할을 수행해 온 조선, 모빌리티 등이 경쟁력을 구축해 온 성공 방정식은 이제 보완이 절실합니다. 기술 수준이 격상되고 고객의 요구 사항이 늘며 다양한 산업의 참여로 기존 산업의 정의가 무색해지는 지금, 국내외 스타트업, 대기업, 이종 산업 간의 활발한 협업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이 같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들은 활발한 수평적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2.3. 소비재 산업의 내수 시장에서 벗어난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의 개편
K-팝, K-뷰티 등 문화적 메가 트렌드가 존재하지만, 패션, 뷰티, 식품 등 국내 소비재 기업들 가운데 유의미한 글로벌 입지를 확보한 경우는 제한적입니다. 세계 시장 점유율 관점에서 상위 150개 뷰티 브랜드 중 대한민국 기업은 7개, 패션 브랜드는 1개, 식품 브랜드는 2개에 불과합니다. 또한, 시가 총액 기준 전 세계 상위 3,000개 기업에 속하는 대한민국 소비재 기업은 4개에 불과, 국가별 소비재 기업 수 기준, 공동 16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에 따른 내수 시장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소비재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확장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K-팝, K-푸드, K-콘텐츠 등을 통해 향유하고 있는 문화적 관심도를 이용, 이를 발빠르게 상업화해 가치를 창출하는 시도를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수준의 소비재 기업을 다수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소비재 산업의 수출 비중이 반도체, 자동차 등 대한민국의 기둥 산업 수준으로 높아지고 소비재 산업 내 업체들의 규모가 전반적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즉, 대한민국은 반도체, 자동차를 수출하는 것처럼 패션/뷰티, 식품을 활발히 수출하는 구조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소비재 산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유의미한 기업은 제한적입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2022년 기준 각각 95%, 59%를 넘어서지만, 국내 뷰티 산업은 34%, 패션 산업은 1%, 식품 산업은 32% 정도에 불과합니다.
일부 선도 소비재 기업들이 최근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현상은 고무적입니다. 소비재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꾸준히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의 식품업체인 Schwan’s Company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식품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켰습니다. 국내 식품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식품 분야 매출 5조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진출의 성과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농심은 미국, 캐나다 등에서 프리미엄화 전략을 펼치는 중입니다. 2022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약 30%로, 2020–2022년 연평균 성장세가 한국에서는 6%인데 반해 해외에서는 17%에 달했습니다.
효과적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기업들과의 글로벌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소비재 기업들의 글로벌 확장에 작용하는 걸림돌은 현지화된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대한 어려움, 현지 팀 등 글로벌 인재 활용 미진 등입니다. 향후 국내 소비재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에 대한 활발한 지분 투자, 인수?합병, 파트너십 등을 고려하고 적극적인 비유기적 성장을 통해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환
3.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로의 전환
한국이 제조업 중심 경제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 경제의 관점에서 3차 산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정보통신업 등 지식집약적 서비스업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지금까지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 온 전통 산업도 고부가가치 제품, 서비스 및 솔루션 사업으로의 과감한 포트폴리오 대전환에 착수해야 합니다.
3.1. 국가 산업 포트폴리오 전환: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의 증대 필요
대한민국은 1960년대 이후 철광석에서 철강판, 이를 활용한 선박, 자동차, 반도체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꾸준한 전환을 통해 괄목할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제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경제구조가 고착되는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두 번의 S-curve(상승 곡선)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수출 주력 품목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 주력 수출 품목과 20년 전인 2000년대의 주력 수출 품목을 비교해 보면, 신규 진입 품목은 디스플레이가 유일해 수출 제품 변화가 정체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현재 주력 수출 제품들 역시 여러 위기에 당면해 있습니다. 정유/석유화학 산업 내 수요 감소로 인한 산업 규모 위축과 디스플레이, 선박 등의 기간산업 내 중국 업체 경쟁 심화 등은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수출 경쟁력 위기를 보여주는 단편일 뿐입니다(도표 4).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전체 생산 중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을 확대,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이 긴요한 시점입니다.
현 상황을 조망해 보면, 대한민국의 서비스업은 제조업 대비 국가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미흡한 편으로, 2022년 기준 한국의 GDP 중 58%로 주요 제조 강국인 독일(63%), 일본(70%) 대비해서도 낮습니다. 제조업 대비 취업자당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또한 절반도 안 되는 49.6%로 독일(70.5%), 일본(70.4%) 보다 낮습니다. OECD국가 중에서는 34위에 해당합니다. 한국의 서비스업 일자리는 도소매 및 숙박, 음식업 등 저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주요국에 비해 서비스업 영세성이 높음을 보여줍니다.
2022년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0%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8위이며, 이는 미국의 3.6배, 일본의 2.4배 수준으로 높다.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53.1%), 브라질(33.3%), 멕시코(31.8%) 등 중남미 국가가 대부분입니다. 취업자당 부가가치로 비교해 보더라도, 2021년 기준 도소매 및 숙박, 음식업 3,316만원, 운수 및 창고업 4,259만원인데 반해 고부가가치 지식기반산업으로 분류되는 정보통신업은 10,845만원, 전문, 과학, 기술서비스업 10,570만원이었습니다.
서비스업 내에서도 고부가가치로 분류되는 산업의 적극 육성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정보통신업,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5%, 6.2%로 OECD 조사대상국 중 각각 22위, 28위로 하위권에 속합니다. 대한민국 기업이 지출하는 전체 R&D 비용 가운데 서비스업 기업이 지출하는 R&D 지출 규모의 비중은 2019년 1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OECD 조사 대상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며, 연구원 1인당 연구개발 비용 또한 2020년 기준 1 7.7 만 달러로 미국(39.1만), 독일(27.3만), 일본(24.2만), 프랑스(19.1만) 등의 선진국 대비 저조한 수준입니다.
3.2.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 증대를 위한 우선적 고려 대상
특히 국내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보유한 국내 빅테크를 비롯한 IT 플랫폼,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수요가 정체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산업. 2023년 소프트웨어산업 실태조사 기준,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글로벌 전체 시장 규모의 1.5% 수준에 불과,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성장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의 동일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3만여개의 기업 중 해외 진출 기업은 2.9%, 진출 기업 중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기업도 78%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Fortune 500 기업 대상으로 한국 IT 스타트업의 강점을 설문 조사한 결과, 강점으로 ‘핵심기술 경쟁력’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미진한 영역은 ‘글로벌 진출 준비도’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입지를 보유한 대형 IT 기업들이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들과의 조기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며 상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및 플랫폼 산업. 또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고성장 중인 콘텐츠 시장에서는 국경이 사라지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글로벌 콘텐츠 기업 중 하나인 Netflix는 향후 4년간 한국이 제작하는 K-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로컬 콘텐츠 제작사 투자 비중을 확대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IP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내 독점적인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OTT 기업의 ‘외주제작 업체’로 전락할 것이 아니라 K-콘텐츠를 활용해 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K-콘텐츠 IP에 대한 보호, 제작 가이드라인, 기술 가이드, 예산 운용 등 정형화된 콘텐츠 제작 체계의 선진화 및 제작 환경 개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강력한 소비자 흡입력을 보유한 다양한 지적 재산권을 중심으로 내수 시장에서의 신속한 생태계 활성화, 이후 글로벌 현지 기업 투자,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현지화 전략에 착수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합니다.
리테일 산업. 리테일 산업은 전통적 리테일 사업에서 리테일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합니다. 일례로 각국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이 강화돼 서드파티 데이터 기반 소셜미디어 광고가 위축되고, 소매업체의 보유 채널을 통해 광고를 하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etail Media Network, 이하 RMN)70 가 급부상했습니다. 또한, 검색 엔진에서 상품을 검색하던 온라인 커머스 패러다임이 소매업체에서의 상품 검색으로 변화하며 해당 사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서, 최근 미국의 Amazon 등 대표 리테일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2023년 Amazon의 광고 분야 수익은 같은 해 Amazon 프라임 서비스의 수익으로 보고된 금액보다 높았습니다. 전통적 리테일 산업의 해외 확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으나, 리테일 기반 디지털 플랫폼은 향후 글로벌 진출도 가능한 고부가 신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국내 소매 업체들 또한 RMN 생태계 전략을 갖추어 적극적 수익 다각화의 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입니다.
3.3. 기존 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 필요
국내 제조업은 지금까지 높은 공정 기술력과 양산 능력 중심의 제조 역량으로 글로벌 입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나,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로의 전환 측면에서는 선도국에 비해 미진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신흥국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2020년 기준 한국의 수출시장 1위 품목은 77개로 세계 10위권이지만, 중국(1,798개), 독일(668개), 미국(479개), 일본(154개)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2020년 한국 수출시장 1위 품목 개수는 2002년 대비 7개 증가에 그친 데 반해, 중국은 1,193개가 1위로 신규 진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근간을 유지하는 산업들은 미래 먹거리로의 대담한 포트폴리오 전환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조선 산업. 조선 산업의 경우, 중국 등 후발 주자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벌크, 탱커선 등은 이미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태이며, VLCC(Very large crude carrier), LNG, LPG제품군에서 역시 압박이 계속 존재할 것임을 감안할 때 선별 수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해야 합니다.
추가로 LNG,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운영 솔루션 등 조선 산업 내 고부가가치 설계 솔루션 영역에서 한국 업체의 입지는 미미하며, 1%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영업이익률 또한 고부가가치 영역 내 한국 조선 산업의 현 경쟁력 수준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LNG 화물창 설계 기술 등 원천기술을 보유한 선도사들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기존 역량을 활용한 솔루션 사업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고려해볼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건설기계 산업. 건설기계 산업 또한 선도 기업들과의 점유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으나,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이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고부가가치 전동화 제품을 확대하고 무인, 원격 제어 등의 솔루션 사업을 동시에 전개해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기타 산업. 그 외 철강, 무선, 가전, 디스플레이 등 양적 성장으로 선도적인 글로벌 입지를 확보한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 또한 고수익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4. 전환 방안: M&A 및 JV 활성화
기존 산업들의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방안으로 기보유한 자본력을 활용한 M&A 및 우수한 역량을 확보한 기업들과의 JV를 통한 신속한 역량 강화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기의 예시에서 보듯, 선도국 및 기업들은 이미 기존 산업에서의 신속한 M&A, JV 등을 통해 양적 성장과 시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선도업체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석유화학 산업. 석유화학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평가받는 전자소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은 개발에 장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로 인해 소수의 전문화된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며 대규모 화학 선도사들은 M&A를 통한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 기업 간 JV 활동도 가속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 선도사인 SABIC 사와 국내 SK지오센트릭이 합작 법인을 설립해 고기능성 화학제품 시장에 진입한 것과 에쓰오일과 사우디 Aramco가 합작 프로젝트인 샤힌프로젝트를 통해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한편 석유화학 산업 내 글로벌 M&A 현황 분석 결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2015년 M&A 거래 건수는 5위에서 2019년 6위로, 거래 금액 면에서는 5위에서 8위로 하락했으며(57억 달러에서 38억 달러), 이는 일본의 16%, 독일의 18% 수준에 불과합니다.
건설기계 산업. 건설기계 산업 부문에서도 선도사들은 장비 운영 솔루션, 커넥티비티 서비스 등 디지털 솔루션 업체 및 스페셜티 장비 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HD현대 그룹의 HD현대건설기계와 SKT 간 스마트 건설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력으로 상호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반도체 산업의 선도 기업 또한 최근 JV 활동을 가속 중입니다. 한 예로 반도체 밸류체인 내 신성장 고부가가치 영역인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시장의 선점을 위해 파운드리 선도사와 글로벌 선도 패키지 기반 업체 간 합작 생산라인이 구축되기도 했습니다.
▶전환
4. 원천기술 기반 신사업으로의 전환
대한민국은 대규모 제조 양산 및 응용 기술력을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일례로 세계 제조업 경쟁력 지수인 CIP(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 Index) 지수 순위에서 2000년 11위에 위치했던 한국은 2021년 4위를 기록, 3위에서 8위로 하락한 일본과 1위에서 5위로 떨어진 미국을 추월하며 명실상부 제조 강국의 입지를 공고히 했습니다.
하지만 주력 제조업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들의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물결 하에 선도국이 주도하는 질서 재편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강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10년간 선두를 지킨 디스플레이 산업은 글로벌 매출 1위 자리를 중국에 빼앗겼고, 고부가가치로 평가된 OLED 분야에서도 중국, 대만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또한 선도적인 입지를 보유한 일본, 미국 등 기술 선도국과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대한민국은 마치 기술력을 앞세운 선도국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신규 진입국 사이에서 호두를 양쪽으로 눌러 호두를 깨는 호두까기 기계 속의 호두 같은 상황에 놓인 소위 ‘넛 크래커(Nut cracker)’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4.1. 원천기술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대한민국
기존에 추구해 오던 생산 주도의 성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초격차’를 이루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원천기술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을 다수 창출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한국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응용 기술 중심의 Fast-follower 전략입니다.
도표 5는 정부가 수립한 과학기술기본계획 하에서 대한민국이 향후 중장기적으로 집중 육성해야 할 원천기술 중심의 중점과학기술 120개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주요 5개국(한국, 중국, 일본, EU, 미국)의 기술 수준 및 격차를 분석한 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선정된 기술의 예시는 양자정보통신기술, 초고집적 반도체 공정 및 장비/소재기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이용 기술, 해양플랜트 실용화 기술,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운용 기술 등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선도’하는 기술 분야는 2012년 36개에서 2020년 4개로 급감한 반면, 연구개발 능력이 ‘후발’로 평가된 기술분야는 2012년 1개에서 2020년 13개까지 증가했습니다. 이에 반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은 분야는 전무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분야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으며, EU 또한 지속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기술 격차 측면에서는 2012년 기준 한국이 중국에 비해 1.9년 앞섰으나, 2020년에는 양국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령 반도체, 디스플레이, 빅데이터, 컴퓨팅 등 17개 기술 분야를 비롯한 ICT, SW 분야에서는 한국이 2012년 기준으로 중국 대비 2.4년 앞선 기술 격차를 확보하고 있었으나, 2020년에는 오히려 0.3년 뒤처졌습니다. 이와 흡사하게 기계/제조 분야에서도 한국이 2012년에 중국 대비 2.3년 앞섰으나, 2020년에는 0.3년까지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선도국들과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등의 후발국이 빠르게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이 ‘선도’ 및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는다면 국가 차원의 경쟁력을 실기할 수 있는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단기 성과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천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2021년 12월 말 기준, 기업별 R&D 투자 금액 규모 상위 2,500개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53개로 9위, 투자 규모는 6위를 기록하였으나, 대상 기업들의 전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3.5%로 투자 금액 상위 30개국 중 16위에 불과했습니다. 이스라엘이 8.4%로 1위, 스위스가 8.2%로 2위, 미국이 7.9%로 3위였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대한민국의 R&D 투자가 한 기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한국 R&D 전체 투자 금액 중 49%를 차지합니다. 그 외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미미합니다. 반면 미국은 1위 기업의 집중도가 6%에 불과했으며 중국 10%, 독일 17%, 일본 8%였습니다. 국가별 투자 규모 1위 기업을 제외하고 비교할 경우, 한국의 R&D 투자 금액 순위는 10위까지 하락했습니다. 또한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3%로, 순위는 금액 상위 30개국 중 19위로 떨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은 1위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9.3%로 상승했습니다. 한국은 1위 기업뿐 아니라 국가 경제를 이루고 있는 모든 기업이 R&D 투자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4.2. 미래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정부도 R&D와 인재 육성을 위해 신성장 원천기술 영역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 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주요국들은 기술 기반의 전략산업 대상 R&D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중국은 기업이 총액 기준의 연구개발 소득공제 방식을 통해 R&D 조세지원을 제공하며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 75%의 공제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제조업의 법인세에서 추가공제 받을 수 있는 연구개발 비율을 75%에서 100%로 상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R&D 투자 규모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은 2012년 18개에서 2022년 97개로 5.4배 증가한 데 반해 한국 기업은 10개에서 11개로 정체됐습니다.
4.3. 원천기술 확보를 가속화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
해외의 유수 기업들 역시 주력 산업 내에서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자 노력할 뿐 아니라 거시적인 산업 트렌드에 대응하며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조기 투자 및 핵심 기술력 확보를 위한노력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산업. 에너지 산업의 선도업체인 Shell은 친환경 에너지 대전환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결정하고 재생산천연가스 및 수소 기술 등 그린에너지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친환경 솔루션에 100–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집행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EV 충전 인프라 기술을 보유한 Volta 인수, 풍력 발전 기술을 보유한 WestWind Energy 인수,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BlueAlp 지분 투자 등 비유기적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산업. 바이오 산업에서는 글로벌 선도사들 뿐 아니라 바이오 벤처 기업들도 신성장 영역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3세대 신약(CGT)90 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내부 연구 인력을 충원하고 JV, M&A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바이오 기업들의 M&A, 라이센싱, 지분 투자 등 활동에서의 거래 금액의 중위값은 500만달러로 10년 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바이오 선도 기업인 Sanofi는 2023년 1월 기업 벤처 부문에 7억 5000만달러 이상을 투입, 장기자본 펀드를 통해 생명공학 및 디지털 건강 관련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4.4. 원천기술 확보 방향성 및 기회 영역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면 자체 개발 및 내재화는 물론 M&A 및 파트너십을 통한 외부 역량 확보의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전개해야 합니다. 기업은 전략적으로 R&D 예산의 일부를 원천기술 투자 재원으로 설정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초연구부터 점진적으로 기술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더불어, 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가치사슬 내 핵심적인 ‘조임목(Choke point)’이 되기 위한 과감한 M&A 또한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맥킨지가 선정한 유망기술 중 국내 산업 구조와 관련성이 높은 고성장 기술 영역으로 1)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 기술, 2) 미래 모빌리티 기술, 3) 탈탄소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4) 바이오제약 기술, 5) 대체 식품 개발 기술, 6) 친환경 재활용 소재 개발 기술을 들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특히 미래 신세대 컴퓨팅 기술인 Novel computing 영역에서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자 컴퓨팅(2035년까지 1.3조 달러 규모 형성)이 그 예인데, 이러한 고성능 컴퓨팅 기술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또한 고집적, 고성능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도국들은 양자기술, 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등 핵심 원천기술 개발 영역에 이미 진입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R&D 투자 규모와 현 기술력을 감안했을 때 한국이 현재 이 영역에 진입하더라도 선도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은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의 구현에 필요한 반도체의 설계, 생산 등과 관련된 원천기술의 경우 한국 기업이 기존 반도체 산업에서 보유한 우수한 역량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민-관 공동투자, 전문 인력 육성 및 글로벌 인재 확보를 통해 중요 부품 가치사슬에서 조임목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합니다.
모빌리티 산업. 고성장이 전망되는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항공모빌리티) 시장에서는 AAM 기체 제조사에게 요구되는 비행체 제어 등의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합니다. 동시에 한국 자동차 산업이 기보유한 대규모 양산 능력을 적극 접목해 빠른 규모의 경제 달성, 확보한 경제성을 기반으로 신성장 시장 내에서 선도 입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AAM 시장은 2040년 2,500–4,000억달러 규모로 고성장할 전망입니다. 이미 2023년 기준 1,130억달러 규모의 선계약이 완료된 상태로 해당 산업 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 또한 활발하게 집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AAM 시장은 중소기업/스타트업들이 부분 상용화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연관 산업에서 선도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며 패권 주도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령 선도 25개 항공기 제조사 및 부품 제조사 중 18개 항공기 제조사, 16개의 항공기 부품 제조사가 이미 시장에 진입했으며, 글로벌 선도 자동차 제조사 또한 AAM 스타트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진입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체 제조사들은 협력체의 주축 역할을 하며 신재생에너지 개발사, 배터리 등 부품사, 항공기 운영사 및 운영 기술/솔루션 개발사와의 동맹 관계를 견고히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기업이 이미 모빌리티 플랫폼 생산 역량에서는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속 자율비행, 비행체 제어 등의 원천기술도 내재화하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조합해 시장 선점을 시도해야 합니다.
에너지 산업.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이미 친환경 트렌드에 대응해 유망한 친환경 관련 사업에 조기 투자하며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도 미래 성장 동력인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 해상풍력 기술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2050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CCUS의 경우, 민관 협력을 통한 연관 기술 고도화 및 상용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 협력 강화 및 기업-정부 연구기관의 공동 투자 등을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은 설계 단계부터 패키지 상품화를 통한 한국형 수출모델을 육성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영국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14년 SMR은 시장 개화의 불확실성은 존재하나 잠재적으로 2035년까지 최대 4,80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96 한국 기업들은 EPC 산업 및 원전 운영, 핑크수소 생산 경험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모듈화 설계 기술 등의 영역에서는 선도 국가 및 기업 대비 기술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라이센싱 기업들과의 신속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원천기술을 확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2018년 23GW 수준이었던 해상풍력 시장의 경우 2050년 1,000GW 까지 성장하고, 연간 투자 규모는 2050년 1,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해 2050년 619 GW 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한국은 조선, 중공업 해양 플랜트 산업 등에서 글로벌 선도 제조 역량을 보유했으며 부유체 공급을 위한 SCM(공급망 관리) 등의 산업 여건이 타 국가 대비 우월합니다. 이를 활용, 해상 풍력 터빈과 블레이드 등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한 선도 기업과의 파트너십 관계를 빠르게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해상풍력 시장의 개화 및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동으로 도출해 시장 내 핵심적인 입지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전환
5. AI 전환
한국의 인구는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3년째 감소 중이며, 생산 가능 인구 또한 지속해서 줄어드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재 5,200만명인 한국의 인구 중 생산 가능 인구는 3,600만명입니다. 인구 통계학적 예측에 따르면 2035년 인구는 5,000만, 생산 가능 인구는 3,100만명으로, 2050년에는 4,500만 명에 생산 가능 인구는 약 2,400만명으로 감소할 것입니다. 2010년대에 들어 주요 산업들의 생산성 증가율은 1%대로 정체되었으며, 물리적 규모 확장을 통한 전통적 생산성 증대 방식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한국이 미래에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생산성 증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전 산업은 생성형 AI를 포함한 AI 기술을 적극 채택해야 합니다. 동시에 생성형 AI 산업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합니다.103 이를 실현하려면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절실합니다.
최근 주목받는 생성형 AI를 비롯한 AI 기술은 영업/마케팅,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업무를 자동화 및 가속화입니다. 기업, 정부 등 조직의 입장에서는 생성형 AI의 효용성이 대단히 큽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22%이고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이 46%로, 중국(도입 58%, 검토 30%), 인도(도입 57%, 검토 27%), 싱가포르(도입 39%, 검토 46%) 등 선도국 대비 미진합니다. AI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한국이 전산업에 걸쳐 노릴 수 있는 생산성 증대의 여지는 여전히 크며, 이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입니다.
5.1. 기존 산업의 생성형 AI 도입
생성형 AI로 인한 글로벌 경제적 효과는 연간 2.6–4.4조달러, 한국에서의 경제적 효과는 520–89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첨단 제조업, 전기?전자 및 반도체, 정보통신 산업, 금융업 등 국내 산업 및 영업/마케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공급망 관리 등 비즈니스 영역에서 가장 큰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도표 6).

비즈니스 영역 예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면, 생성형 AI를 활용할 경우, AI 개발자가 부족한 기업이나 조직일지라도 생성형 AI 코드 생성 기능을 활용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역량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조만간 개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이들도 개발하고자 하는 결과물을 자연어로 설명함으로써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로우 코드(Low Code) 및 노코드(No Code)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외에도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작성한 코드를 최적화하는 데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는 등의 활용도 가능합니다. 이런 사례를 통해, 한국의 전 산업에 걸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련 부서들은 최대 22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 예시: 반도체 산업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제적 효과 창출도 기대됩니다. 결함 탐지, 칩 디자인 최적화 등을 통해 반도체 등 첨단 제조 산업에서 37–64억달러가 창출될 것입니다. 가령 사전에 결함 있는 반도체가 어떠한 모습인지 학습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계 학습 기술을 활용한 비지도 학습을 사용해 반도체 칩의 결함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도체 칩 설계에서 부품 배치를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칩 디자인을 최적화할 수도 있습니다. 최적화된 반도체 칩 설계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에 대한 데이터를 미리 학습한 생성형 AI가 반도체 칩을 개발할 경우, 인간 전문가라면 몇 주 가량 소요할 일을 몇 시간 내로 단축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칩을 설계할 때 풀스택 설계, 테스트 및 검증 프로세스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생성형 AI가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레이아웃의 모든 조합을 평가하고 품질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해 칩 디자인을 최적화하는 등의 애플리케이션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기업들은 생성형 AI 활용 사례를 빨리 검토하고 시범 운영하는 등 실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상세 도입 로드맵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5.2. 생성형 AI 가치사슬 내 적극적 Player로 진출
앞서 설명한 내용은 생성형 AI를 기존 산업에 적용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생산성 개선 효과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 자체도 하나의 유망 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은 해당 산업에서 글로벌 지위를 확보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 산업에의 도입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생성형 AI 가치사슬 전반에서 기회 영역을 포착하고 적극 진출해야 합니다. 생성형 AI 산업의 가치사슬은 1) 하드웨어, 2) 클라우드 플랫폼, 3) 기초 모델Foundation model(이하 FM), 3-1) 산업/기능 특화 FM, 4) Adjacent tools, 5) 애플리케이션, 6) 서비스로 구성되며107 이 중 한국은 특히 산업/기능 특화 FM 및 하드웨어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도표 7).

5.2.1. 고가치 데이터를 보유한 산업에서 산업/기능 특화된 Foundation Model 개발
산업/기능 특화 FM은 특정 기능이나 산업에 특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시켜 범용적인 FM 대비 특정 영역에서 저비용/고성능으로 구현 가능한 생성형 AI 모델입니다. 일례로 Bloomberg는 금융을 제외한 영역에서는 공개된 소스를 활용하고, 금융 영역에 대해서는 20년간 축적된 자체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금융 관련 업무 영역에 활용함으로써 타 모델 대비 우수하고 전문적인 결과물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내부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동일 산업에 있는 다른 업체들에 판매하거나 수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또한 콘텐츠, 석유화학, 의료 등 고가치 데이터를 보유한 산업에서 기회 영역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는 담대함이 필요합니다.
5.2.2. 고속 성장하는 AI 반도체 칩 산업 선도
AI에 대한 수요의 증가와 함께, 초대용량 데이터를 AI 모델에 학습시키거나 AI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데 필수적인 AI 반도체 수요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생성형 AI의 등장에 따라 다변화되는 하이퍼스케일러(컴퓨팅,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 등 기능을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기업) 고객들의 요구 사항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메모리 솔루션 제공자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또한 AI 반도체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비메모리 설계/제조 역량도 지속해서 개발 및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raphics Processing Unit, GPU) 시장의 약 80% 이상을 점유하며 시장을 독식 중인 Nvidia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가 넘습니다. 앞서 언급한 GPU를 대체할 시스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NPU)를 설계하는 팹리스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쏠리면서 투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한국에도 다수의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빠르게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AI 칩 설계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입니다.
5.3. 전반적 AI 관련 역량 향상을 위한 노력
최근 생성형 AI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단기적으로 더 큰 시장 기회는 여전히 기계 학습, 딥러닝 등을 포괄하는 개념인 분석적 AI(생성형 AI와 구분되는 전통적 AI 영역을 나타내기 위한 개념, 이하 ‘AI’)에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등장 이전부터 존재했던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약 4.0–6.7조달러의 글로벌 경제적 효과가 예상됩니다. AI는 기계 학습, 딥러닝 등 기술로 소비재 산업에서 소비자 행동 데이터 기반 시장 기회 식별, 정보 통신 산업에서 네트워크 성능 저하 및 운영 중단 사전 예측 및 예방, 금융 산업에서 지점 환경이나 어드바이저(자동화된 투자자문) 활동과 고객 전환 결과 간 유의미한 관계를 확인하는 활용 사례 등을 통해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습니다. 2021 Global AI Vibrancy Ranking에 따르면 한국의 AI 관련 종합 지수는 전 세계 6위로 꽤 높은 수준이나, 한국의 도입률은 앞서 언급했듯 22%로 생산성 증대의 여지가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5.3.3. AI 시장 규모/투자 생태계
2022년 기준, 새롭게 투자 받은 한국의 AI 기업은 숫자 면에서 세계 13위이며, 2013–2022년까지 AI 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 누적 규모는 세계 9위(56억달러 규모)입니다. 누적 투자 규모는 이스라엘 대비 50%, 인도 대비 70%에 해당하는 수준이나, 2022년 한 해 기준으로는 세계 6위로,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민간 투자 생태계를 보다 활성화합니다면 현재 추세를 발판 삼아 AI 관련 시장 규모 확장을 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대상의 Growth 투자가 부족한 것은 스타트업의 투자비 회수 방식 중 하나인 인수?합병 비중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데 기인하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수?합병 활성화 노력이 필요합니다.
5.3.4. 한국 기업 문화
한국 기업의 운영방식 특성상 완전히 검증되어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수준의 솔루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개발되는 AI 기술이나 서비스들이 기업들의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AI는 구축 후에도 데이터를 지속해서 학습시켜, 모델을 고도화함으로써 성능을 개선합니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도입 직후부터 높은 품질을 기대하는 경우, AI를 도입하더라도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선도국 대비 시범 사업이나 제품 운영에 소극적입니다. 성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업에 대해 결정하고 책임지기 어려운 거버넌스, 또는 합리적인 성과 보상 체계 등 기업 문화를 점차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대적인 AI로의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Foundation model이나 AI 반도체 역량 확보, 적극적인 시범 사업 시도, AI 투자 생태계 활성화 및 관련 규제 개선 등을 통한 AI 관련 역량 확보는 AI를 활용한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 물결이 오는 시점에 Time-to-market을 최소화하는 데에 필수적입니다.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물결이 도래했을 때 AI 역량이 뛰어났던 국가들이 가장 빠르게 올라탔듯이 말입니다. 가령 로보틱스의 경우, 정해진 궤도에 따라 움직이던 로봇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로봇 공학 기술이 강화 학습 기술과 결합해 더욱 자율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 로봇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생성형 AI의 등장 덕분에 메타버스 내의 각종 요소를 구현하고 생성하는 데 로우 코드(Low code) 및 노코드(No code)가 가능해진다. 더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 공간 내 창작자가 될 수 있게 돼 참여자가 많아지고 생태계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보틱스나 메타버스 산업 외에도 생성형 AI 이후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에도 해당 역량들은 크게 활용될 것이므로 이를 빠르게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구축
6. 산업 혁신 기반 구축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통해 유의미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 혁신의 주체가 늘어나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슈퍼스타 기업이 탄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규제 당국과 산업계는 1)산업 특화 생태계 기반 메가 클러스터 및 2)혁신 기업들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6.1. 산업 특화 생태계 기반 메가 클러스터 구축
다양한 유형의 파트너십이 활성화될 수 있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생태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마련하는 방법의 하나는 클러스터 조성입니다.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대기업의 지원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시도가 유기적으로 일어나게 되며, 전문 노동 인력과 생산 관련 요소들이 근거리에 운집하여 개별 기업들의 유?무형적 비용 부담이 감소합니다.
또한 최근 산업들은 여러 단계에 걸친 매우 복잡한 혁신 양상을 보여 다양한 주체 간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식기반 산업은 학문적 기반과의 지리적 근접성 및 관련 주체 간 정보 공유를 통한 전반적인 생산성 및 기술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대학과 공공 및 민간 연구개발 기관 등이 집적되는 메가 클러스터의 구축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IT, 반도체, 바이오 산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혁신의 속도가 강조되는 IT산업의 경우 자금 유입과 인재-기술 간 연계를 통해 지식 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선도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개발에 필요한 기업과 인력이 근거리에 위치하면 상호 협력과 경쟁을 통한 기술 혁신과 비용 절감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 지식기반 산업인 바이오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클러스터는 주요 역할을 합니다. 미국, 싱가포르, 스위스, 영국 등 바이오 산업 강국들은 모두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지금의 입지를 확보했습니다.
6.1.1.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의 5대 구성 요소
특히 점점 더 복잡한 기술력을 요구하는 바이오 산업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치사슬상 여러 단계의 기업들이 모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이 필수적입니다.
바이오 클러스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크게 5개의 핵심 구성 요소가 필요합니다. 클러스터는 바이오 산업 가치사슬상의 다양한 산업 주체(제조 담당 C(D)MO, 혁신 물질 개발 담당 소규모 벤처 기업, 임상 개발 전문 NRDO, 영업 및 마케팅 전문 CSO, 학문적 지원 연구 랩 등)와 변호사, CRO, 액셀러레이터 등 전문 서비스 제공 주체, 정부의 지원을 효율적으로 결합합니다. 근거리에서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 기술, 자금을 조달하고 인프라 공유가 유리한 지역에서 사업 및 연구를 수행하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도표 8).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산업 특화 클러스터를 효과적으로 구성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1985년 클러스터 지원을 위해 비영리 기관인 MassBio (Massachusetts Biotechnology Council)가 설립되며 30–40년에 걸쳐 Pfizer 등 대형 제약사들과 MIT, Harvard 등 세계 유수의 대학교 및 연구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및 인큐베이터, 선도 투자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지금의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전했습니다. 현재 1,000여개에 달하는 생명과학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연간 약 10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3세대 의약품인 CGT 시장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3세대 의약품 중심’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존 글로벌 선도 클러스터와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약 1조 달러 규모인 글로벌 제약 산업은 2030년까지 1.4 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3세대 의약품으로의 전환이 이 성장을 견인할 것입니다. 질병 치료의 새 지평을 연 CGT 산업은 1세대나 2세대 의약품에 비해 현재 규모는 작으나, 2020–2030년 연간 약 34%의 속도로 빠르게 성장해 2030년에는 1,1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제약 산업을 글로벌 선도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3세대 의약품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가치의 원천(Source of value)이 다원화되는 흐름을 기회 삼아, 과감한 투자로 CGT C(D)MO 및 신약 개발 사업으로의 확장이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3세대 의약품 시장은 대부분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스타트업의 경우 신약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3세대 의약품의 경우 제조 담당 C(D)MO들은 고객과 협력이 용이하도록 Co-location을 중시합니다. 바이오 클러스터는 이러한 물리적 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혁신 물질을 개발하는 다수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한국의 선진 C(D)MO가 제공하는 대규모 양산 역량 및 운영 효율성 개선 역량을 한 곳으로 밀집시킨다면, 새로이 조성된 메가 클러스터에서의 블록버스터급 신약 탄생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6.1.2. 전국 각지에 흩어진 클러스터의 집중으로 각 요소 개선 필요
현재 한국에도 바이오 클러스터들이 존재하지만 전국에 산재해 있으며, 바이오 클러스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한 5대 요소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실정입니다. 서울, 인천, 오송 등 지역별로 15개 이상의 클러스터가 있지만 지역마다 세부 산업이나 특정 가치사슬 단계에 특화된 양상을 보이며, 규모의 한계로 네트워크 효과 형성이 제한적입니다. 시스템이 잘 구축돼 연구 개발, 상업화, 투자 등을 담당하는 주체가 한 곳에 운집, 바이오 기업들의 인허가, 전임상, 상업화 등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글로벌 선진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와는 기능적으로 차이가 큽니다. 일례로 서울에는 바이오 의료 R&D 클러스터, 송도에는 C(D)MO들의 생산 거점 중심 클러스터, 원주에는 의료기기 클러스터, 익산에는 식품 산업 클러스터가 존재합니다(도표 9).
규모와 네트워크 효과의 한계로 벤처캐피탈, PE, 대기업 등의 자금 투자나 지원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분산된 클러스터의 집중화가 필요합니다. 클러스터의 5대 요소를 선도적인 수준으로 개선하여 바이오 클러스터를 성공으로 이끌기까지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 네트워크. C(D)MO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한국의 일부 클러스터에는 근거리 내에 혁신 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 기업, C(D)MO 등의 이동 계획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규모가 큰 클러스터 중 하나인 송도에는 이미 선도 C(D)MO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고, 추가로 C(D)MO 및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근거리로 모이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동 계획들을 추진력 삼아, 글로벌 대형 제약사, 임상 혹은 영업 및 마케팅 특화 기업, 인접 산업 기업 등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필수적인 기업들이 근거리에 빠짐없이 위치하도록 추가 유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기업의 역할을 할 글로벌 대형 제약사나 산하의 아시아태평양 거점 R&D 센터 등 일부 기능에 특화된 부서라도 먼저 유치하거나 이전함으로써 다른 기업들이 모일 수 있도록 유인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병상 수가 많은 다수의 한국 대형병원을 강점으로 활용해, 임상 과정의 테스트베드로서 한국 클러스터의 중요성을 인지시켜 기업 및 연구 인력들을 유인하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재. 바이오헬스 신산업 분야 전문 인력은 2025년까지 7.5만명의 추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바이오헬스 분야의 산업기술 인력 부족률은 정부 12대 주력 산업 중 2위에 달합니다. 인력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는 직무역량 부족으로 인한 미채용이 꼽혔으며, 이는 임상, 비임상, 연구기획, 공정 개발 등 연구 관련 직무에서 고숙련도 인력이 크게 부족합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 간 인재 쟁탈전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역 핵심 인재 및 외국으로부터의 숙련된 전문 인력 유입이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선도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하나인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의 경우, 2003년 출범 이후, 해외 연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우수 인력이 정부 재정 지원을 받아 바이오 선도국에서 장기간 전문 역량을 쌓았습니다. 이들이 싱가포르로 복귀해 클러스터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해외 선도 수준의 인재를 유치하고 교류의 장으로 확장했습니다.
자금 조달 및 투자. 이러한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정부 예산만으로 필요 자금을 충당하기보다는, 기업 및 클러스터의 투자 매력도를 제고하여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시도해야 합니다. 의약/헬스케어 산업 외국인 투자 신고 금액은 2020년 약 5억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 신고 금액 중 2% 수준이었으며 2022년에는 약 2억달러로 0.5%에 머물렀습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에 더해 한국이 투자하기에 좋은 여건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여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할 것입니다.
규제 및 정책. 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해 세제, 상장 제도, 신약 개발 초기 규제 등 지원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점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반도체 산업에 이은 차기 주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수출 지원, 창업 초기 기업 자금 지원 등을 진행하겠다고 적극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 정책 및 혜택이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목표 달성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코크 클러스터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법인세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12.5%이며 추가로 R&D 세액공제 제도를 운용하여 추가 25%의 세액공제를 부여합니다.
인프라. 마지막으로 다양한 주체가 유입되어 협업 및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인프라/생활 인프라 구축은 필수적입니다. 특히 대형 병원 및 의료 센터와 가까운 거리에 클러스터를 위치시키고 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한 공동 입주/실험 시설 등 공유 장비 마련을 통해 개방형 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주도로 발전한 일본의 고베 의료 산업 도시의 경우, 1999년부터 연구센터 및 첨단 의료센터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의료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됐습니다. 고베에서는 최근에도 초기 스타트업이 즉시 실험할 수 있는 공유 실험실이나 대규모 세포 치료제 등에 집중화된 연구 개발 센터 설립 등 인프라 개선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앞서 말한 숙련된 기술자나 해외 석학 등 경험 많은 인재 유입을 위해 자녀의 학교 및 배우자의 생활 지원 등 수준 높은 생활 인프라 구축은 필수적입니다.
이와 같이 정책 및 정부 지원 제도 재점검, 교육 협력, 스타트업 육성, 적극적인 글로벌 제약사 유치 등 자원과 노력의 집중이 필요합니다.
6.2. 혁신 기업들의 제도적 기반 구축
앞서 언급한 메가 클러스터 구축에 더하여, 혁신적 기업의 탄생을 막을 가능성이 있는 규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바이오, 드론, 핀테크, AI 등 신산업의 발전 및 기술 혁신의 주기가 짧아지고 기술 간 융복합이 가속화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규제 개선이 그 속도를 적절히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3년, 과거 2019년 조사에서 도출했었던 바이오, 드론, 핀테크, AI 4개 분야의 86개 규제를 대상으로 개선 여부를 추적한 결과, 지난 4년간 개선 완료된 규제는 8건에 불과했고(개선율 9.3%), 21건은 개선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57건의 경우 변화가 없었고, 그중 11건은 규제 샌드박스(유예 제도)를 통해 실증 중입니다.
일례로 핵심 산업으로 지목되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규제 개선이 더딘 상황입니다. 경쟁국들은 다양한 환경에서 시험 운행이 가능하며 자율주행 센서나 AI 기술 관련 규제도 대부분 허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아 한국 기업들은 도로교통법, 자동차 관리법 등 제약이 적은 해외에서 시험 운행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2023년 8월 샌프란시스코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운행 서비스 기업 2곳의 24시간 로보택시 운행 허용 결정’을 내렸다. 내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는 존재하나 자율주행 기술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디딤돌로 여겨집니다. 또한 핀테크 분야에서는 투자 플랫폼만 제공하는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 대상의 규제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투자 플랫폼만 제공하는 업체임에도 불구, 투자중개업으로 분류돼 금산분리 규제가 적용되며 출자 제한 등 불필요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의료 분야에서도 산간 오지로의 의약품 원격 조제나 택배 발송이 약사법에 의해 규제받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과 발맞추어 혁신을 위한 규제 개선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중견?대기업의 공공 조달 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중소기업에 사업 기회를 주는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드론, 3D 프린터 등 혁신 제품을 지정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해야 할 공공분야에서의 사업 주체를 중소기업에 한정하고 타 기업군과의 시너지를 차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여러 기업의 경쟁 기회를 제한하고 입지 확보 기회를 줄임으로써 초반 시장 선점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스타트업과 Next Global Champion 육성 과정에서 아무리 많은 투자나 지원이 수반되더라도 규제에 대한 시의적절한 고민과 빠른 대응 없이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기업의 기술 전문가들이 주도해 필요한 규제를 자율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민관협의체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물리적 인프라 구성에 더해 혁신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제도적 기반을 신속하게 마련해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구축
7. 선순환적인 자본시장 구축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기준 일본, 싱가포르 등 국가들은 선진 시장(Developed Market)으로 분류되나, 한국은 여전히 신흥 시장(Emerging Market)에 속합니다. 그 이유는 이용 편의성이 낮은 외환 시장,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등 외국인에게 폐쇄적인 환경, 낮은 투자 상품 가용성, 부족한 투자자 정보 흐름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진일보를 위해 한국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자본 원천을 보다 다양화하여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중견, 스타트업 모두에게 보다 나은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7.1. 외국인 직접 투자 확대
우선 외국인 투자 비중 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선진국 입지에 걸맞는 수준의외국 자본을 확보해야 합니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23위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의 FDI 규모는 미국, 중국, 일본 등 GDP 상위권 선진국 및 외국 자본을 기반으로 성장한 싱가포르 등 금융허브국가에 비해 미미하며, 칠레,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입니다(도표 10).

대한민국 대비 노동인구가 15% 수준인 이스라엘의 FDI 규모는 2012년 기준 대한민국의 96%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고부가가치 IT, 서비스업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해 2022년까지 대한민국의 155% 수준까지 규모를 확대했습니다.
또한, 현재와 같이 글로벌 경기 둔화, 공급망 재편, 국내 경제 활력 저하 등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를 통해 고용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한국으로 유입된 FDI는 전체 노동자 고용을 29.5만 명, 청년 고용을 7.5만 명 증가시키며 경제 성장 촉진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경제 주체의 자생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정부와 민간이 공조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추가적인 자본력 확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법인세 등 조세 환경을 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민간은 이에 상응하는 기업 매력도 제고를 지속적으로 시도해야 합니다. 싱가포르 등 선진국의 경우 조세 면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금 지원 및 임대료 감면 등 기업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경제개발 초기 단계부터 FDI 유치를 통한 경제발전을 추진했던 싱가포르는 통상산업부 산하 경제개발청이 외국인 투자 유치 관련 업무를 전담, 외국인 투자자의 문의에 대한 신속한 처리, 투자인센티브 신청 평가, 공장 부지 물색 및 인력과 관련된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속한 서비스를 통해 투자 개시 후 최소한 3개월 이내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내에 유사한 사업을 행하는 기업이 없거나 해당 산업의 평균 수준 이상의 기술, 노하우를 도입하는 사업은 개척자 지위가 부여되며 5–10년간 법인세를 20% 감면하고 있습니다.
모험자본시장의 경우, 한국의 벤처투자 제도는 선진국 대비 펀드 종류나 소관 법률의 다양성 측면에서 복잡한 체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고 평가됩니다. 이로 인해 해외 벤처캐피탈은 한국 벤처투자 시장 진입 시 국내에서 펀드를 결성하기보다는 본사에서 직접 투자처를 발굴해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벤처투자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해, 벤처투자 관련 제도의 일원화 및 단순화, 펀드 구조 설계의 자율성 확대를 통해 해외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공동 출자 지원, 세제 혜택 등 지원 정책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7.2.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통한 투자자의 신뢰 강화
Bloomberg 등은 한국 증시에 대해 “한국 기업들은 취약한 기업 지배 구조와 소액주주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로 인해 낮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식 장부가치 대비 1/3 수준으로 저평가되는 현상을 일컫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나 ‘박스피’ 같은 용어에서 나타나듯, 한국 자본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배당, 자사주 매입 비중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소극적인 주주환원 기조를 탈피하여 투자자 신뢰도를 강화하고 기업가치 증진 및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에 적극 일조해야 합니다.
7.2.1. 적극적 주주환원 활성화
주요국 10년 평균 주주환원율을 비교하면 한국은 29% 수준으로 92%인 미국에 비해 매우 저조한 수준이며, 중국의 32%보다도 낮다. 미국의 경우 2022년 S&P500 지수 소속 기업들의 자사주 총 매입액은 9,430억 달러(한화 약 1,220조 원)에 육박하지만, 한국의 동 기간 자사주 매입액은 4조원대 수준에 불과합니다. S&P500 지수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배당 성향은 지속 유지하면서 분기 배당, 월 배당 등 배당 주기를 단축하고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제공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S&P500지수의 주가 수익률은 169%를 기록했으나, 한국 코스피 지수의 동 기간 주가 수익률은 25%에 불과했습니다.
7.2.2. 글로벌 선도 거버넌스 체계 구축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투명한 이사회, 기업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가속해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해야 합니다. 2021년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SJI) 분석 결과, 한국 기업의 평균 ESG 점수는 70.9점으로 글로벌 기업 평균인 76.5점보다 낮았으며, 지배구조는 36.0점으로 글로벌 기업 평균 대비 26.4점, 윤리 강령은 75.3점으로 글로벌 기업 평균 대비 8.2점 낮아 차이가 더 컸습니다. 선진 경영 체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유럽 최대 기업 가문 중 하나인 Wallenberg(발렌베리) 소유 기업들은 다른 기업의 전현직 이사나 CEO 등으로 이사회 중심 체제를 구성, CEO와 이사회 간 견제와 균형 확보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기업을 운영함으로써 투자자 신뢰도를 제고하고 있습니다.
7.2.3. 기업가 정신 및 성장 마인드셋 필요
마지막으로,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과 혁신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성장 마인드셋을 함양해야 합니다. 기존 사업의 안정성 확보뿐만 아니라 신사업, 혹은 잠재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자본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들의 이러한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상속세 개편 등 다양한 제도적 유인책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30–40대 벤처 및 스타트업 CEO를 대상으로 ‘우리 상속세제에 대한 3040 CEO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높은 상속세율이 ‘기업인의 기업하려는 의지와 도전정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응답이 93.6%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2020년 2월 중견기업 1,4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업 승계 계획이 없다’라고 응답한 경영인은 81%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상속 및 증여세 부담을 주된 사유로 꼽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상속 및 증여세율은 최대 60% 수준으로 OECD 평균인 25%를 크게 상회합니다. OECD 38개국 중 19개국은 이미 상속세가 존재하지 않으며, 상속세가 높은 국가 또한 한국 대비 공제 혜택이 다양해 실질적인 기업 경영 관점에서의 이점을 다수 제공하고 있습니다.
7.3. 모험자본시장 자본 다각화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면 모험자본시장에서의 자본 다각화 또한 중요합니다.
스타트업 등 소규모 기업을 위한 모험자본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벤처투자 실적 분석 결과 2017년 2.4조원에서 2021년 7.7조원까지 늘었으며 투자 건수는 같은 기간 2,400건에서 5,600건, 피투자기업 수는 1,300개 기업에서 2,400개까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모험자본시장은 타국 대비 공적 연기금, 정책금융 기관의 출자 비중이 높으며 벤처투자펀드의 약 2/3가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 출자를 받아 결성되는 등 정부 주도형 양적 성장 모습을 보입니다. 일반 기업으로부터의 모험자본 유입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미 경제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자본력이 풍부한 전통기업들이 전략적 및 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담당해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 발굴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기업을 육성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자본의 원천으로서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CVC는 전 세계 모든 벤처캐피탈 투자 건수의 25%에 이른다. 미국의 경우 2020년 기준 전체 투자 건수 중 26%가 CVC로부터 출자되었으나 투자 총액 관점에서는 48%에 육박해 대형 자본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한국의 CVC 투자 금액은 전체 VC 투자 금액 중 3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기업 사내 유보금을 과감하게 CVC로 재투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유인책이 요구됩니다. 한국 100대 기업 사내 유보금은 2022년 1,000조원을 돌파했으며, 그 중 10대 기업의 유보금은 448조원 수준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기업의 자유로운 투자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대한민국 자본법 상 일반지주회사 CVC가 조성하는 펀드는 외부자금 비중이 40%로 제한되며, CVC 펀드가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비중도 펀드 조성액의 최대 20%로 제한됩니다. 공정거래법, 지주회사법 등의 기존 법체계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한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외부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자유롭게 출자받을 수 있는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과 같이 규제 개선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9년 Google이 자체 CVC 조직인 ‘Google Venture’를 통해 Airbnb 등 기업에 대해 초기 단계에서 자본과 경험,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자본력을 제공한 사례를 볼 때, 규제개선을 통해 기업들의 모험자본시장 참여를 촉진해 그들이 보유한 안정적 경영 노하우와 벤처기업의 혁신적 역량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축
8. 핵심인재 양성체계 구축
대한민국의 산업기술 인력은 2017년 약 163만명, 2021년 약 168만명으로 전체 근로자 수의 약 34% 비중으로 꾸준히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12대 주력 산업만 보면 경제 전체 부족 인력 총원의 약 75%를 차지하는 등 산업기술 인력 부족 현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를 위한 인력 Pool 확대 및 양성체계 다각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8.1. 첨단 산업 분야의 핵심 인재 수급
특히 소프트웨어, 바이오/헬스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인력 수급 방안을 필수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의 부족 인력은 2021년 말 기준 6,000명입니다. 2022년 중소벤처기업 실태 조사 결과, 중소벤처기업 300곳 중 약 63%의 기업은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차량용 SW, AI, 반도체 등 전 산업에 걸쳐 소프트웨어 인력이 필수적인 점을고려하면 최우선적으로 인력 수급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국내 선도 빅테크 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산업 전반에 걸쳐 우수한 역량의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바이오 제약 산업. 바이오 제약 산업이 급격하게 팽창됨에 따라 필요 인력 규모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 전문인력 공급 역량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CGT, 신약 개발 등 바이오 산업 내 고부가가치 사업의 비중 확대를 위해 연구개발 인력이 충분히 수급되어야 하지만 2020년 기준 국내 바이오기업 근로자 중 과반은 연구와 무관했습니다. 화학, 바이오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연구 관련 직무 인력 부족의 주원인으로는 최신기술을 보유한 전문인력의 부족, 교육과정과 산업현장의 괴리, 교육훈련 과정의 실습 부족 등이 꼽혔다.
반도체 산업.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우 2031년에는 대졸이상 전문인력이 약 5.4만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만, 미국 등도 글로벌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30년 미국 반도체 산업 내 엔지니어는 약 30만명 부족, 숙련된 기술자는 약 9만명 가까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 반도체 학과 설립 등 내부적인 해결책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외국인 이민 지원정책을 적극 발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또한 적극적인 인재 정책을 통해 핵심 인력의 안정적인 공급을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8.2. 핵심인재 양성체계 구축 방안
정부-민간-학계 협력을 강화하여 전략 육성 산업에 대한 교육 커리큘럼을 확보하고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기업 문화와 업무 방식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고용 유지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탈피해 미래지향적 인적 자원을 유치하는 위한 혁신 정책을 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근간이 될 전략 육성 산업에 대한 학비/연구비 등 재정 지원 정책, 실무형 커리큘럼, 연차별 직업교육 등 교육과정 체계화를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추진되는 사내 대학원 설치 및 운영 등 주요 첨단 산업에 고급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담은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안처럼 지속적인 고용정책 혁신이 요구됩니다.
8.2.1. 정부의 고용 관련 지출 확대
정부는 우선 전략 육성 산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관련 재정 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간 정부 지출에서 노동시장 관련 정책에 투입되는 비중은 전체 지출 중 2019년 기준 0.84%로 OECD 평균인 1.37% 대비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노동시장 정책 지출 중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173(고용서비스, 직업훈련, 고용 인센티브, 보호 고용 및 재활훈련, 직접 일자리 창출, 창업 인센티브 등) 비중은 44% 수준으로 OECD 국가 평균인 53%에 비해 낮습니다.
8.2.2. 밀접한 산학 협력 필요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과 빠른 기술 변화를 교육 과정에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정형화된 체계를 갖추기 위해 정부-민간-학계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산업계가 학사-박사까지 학비 전액 장학금 지원, 채용 보장 등의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더해, 더욱 밀접한 산학 협력을 통해 협력 학교, 계약 학과, 채용 연계형 교육과정을 대폭 확대하고, 산학협력 연구 투자 규모를 늘려 양질의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인력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도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의치대로의 이탈 등 이공계의 의대 쏠림 현상은 정부와 산업계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일례로 2023년 대입 정시 모집에서 대기업 연계 반도체 학과 4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정시 등록 포기율은 155%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 전체 등록 포기율인 33%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기업 및 산업계는 경제적 이익이 수반되는 지원 정책 등 단기적인 재정적 지원은 장기적인 관점의 유입 매력도를 제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장년층 재취업, 청년/중장년층 전용 엔젤펀드 및 엑셀러레이팅 제도 등, 고급 인력이 산업에 진입해 장기간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를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그래야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수준의 커리어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화 지원금뿐만 아니라 창업 인프라, 교육 및 코칭, 시제품 제작, 해외 진출 지원, 후속 연계 지원 등 중소벤처기업부가 제공하는 창업성공패키지(청년창업사관학교)와 같이 사업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지원을 종합 서비스로 제공하는 정책들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8.3. 글로벌 인재 유치
대한민국은 글로벌 전문인력 유치 노력을 확대해야 합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정체되었으며 외국인 전문인력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반면 경제활동 가능 인구 비중이 지속 감소하는 문제에 당면했던 일본은 적극적인 해외 인재 채용 정책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수를 대거 늘리는 양적 성장뿐 아니라, 주력 산업 내 전문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질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 발표 기준 한국의 해외 고등 고육자 유입률은 2.8%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33위에 그쳤으며, 한국보다 낮은 유입률을 보인 국가는 터키,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였습니다. 또한 2021년 기준 한국의 85.5만명 외국인 노동자 중 숙련 노동자 비중은 10% 수준에 그쳤습니다. 전문인력 수급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반면 일본은 2016년 일본재흥전략을 통해 고급 인력 인정 요건 완화, 고급 인력 재류 기간 무제한 자격 등 정책을 시행해 성공을 거뒀습니다. 2012년 전체 외국인 근로자 중 18.5%를 차지하던 전문인력이 2021년 22.8%까지 확대됐습니다(도표 11).

현재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 중 약 42%만이 한국에서 취업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해외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 명확한 전문인력 및 필요 기술 구체화, 이에 따른 수준별 비자 우대 등 외국 전문인력의 한국 체류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산업계의 경우 외국인 전문인력 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내부 인프라 및 사내 지원 제도 등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외국인 커뮤니티 조성, 교육 시설 등 생활 인프라에 관련된 국가적 소프트파워를 적극 강화해 외국인 유입 매력도를 제고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했듯 대한민국은 국내외로부터 현재 수준을 상회하는 인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실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인력 육성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3장
2040년, 대한민국 인당 GDP 7만 달러 시대를 향하여
다가오는 2040년, 대한민국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한국이 현재의 산업 구조를 유지한 채 생산성의 혁신적 개선을 이루지 못합니다면, 현재와 같은 저성장 추세는 지속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민국은 앞서 언급한 대담한 8대 과제를 통해 광범위하고 동시다발적인 국가 경제 체질 개선 및 혁신적인 생산성 증대를 고려해야 합니다. 경제성장의 새로운 S-curve(상승 곡선)를 통해 대한민국은 ‘2040년 인당 GDP 7만달러 시대’를 목표해야 합니다.
이는 2040년 한국의 예상 GDP182 대비 약 1조달러 이상 초과 성장을 달성해야 합니다는 것을 의미하며, 예측 평균 성장률 2%대가 아닌 평균 성장률 4%대를 향한 과감한 도전입니다. 나아가 지난 30년간 10–15위권에 머물러 있던 한국 경제의 절대적 규모가 Top 7으로 진입하는 것이며, 인당 GDP 7만달러의 국가로 성장하여 국제적 영향력이 한층 커진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가파른 경제 발전을 이룩한 국가가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다시 4%대로 도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국가 경제 성장 공식을 도입하는 혁신이 뒷받침됩니다면 이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실제 1990년대 중후반 미국과 2000년대 중후반 독일에서 약 4%대 경제 재도약 사례가 있었습니다.
1986–1990년 3% 대의 성장률을 보였던 미국은 1991–1995년 2% 대로 성장세가 위축되었습니다가 1996–2000년 4% 대의 성장률로 재도약을 이뤄냈다. 여기에는 통화 정책과 IT 확산의 영향을 포함한 여러 변화가 영향을 주었습니다. 당시 연방준비제도는 안정적인 통화 정책과 금리 조절을 통해 기업의 투자와 소비자의 소비 활동 촉진에 기여했습니다. 또한 테크, 플랫폼 등을 주축으로 한 IT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하며 고용 창출 및 투자 선순환을 이끌었습니다. 기업들은 IT 장비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초기 디지털 혁신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크게 향상했습니다.
독일 역시 1986–1990년 3% 초반대의 성장률을 보인 후 1991–2005년 1% 중반대의 성장률로 정체에 접어들었습니다가, 2006–2011년 내 글로벌 경제 위기를 제외한 기간 4%에 근접한 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재도약은, 노동 개혁과 제조업 수출 경쟁력 확보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2003년 ‘아젠다 2010’을 발표한 이래 2005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그 정신을 계승하며 노동시장, 사회보장제도, 세제 및 교육 전반의 중장기적 변화를 촉진해왔다. 나아가 제조업 비용 절감 노력 강화, 동유럽에 대한 완성품/부품 생산 기지화를 통해 산업용 기계, 자동차 등 특화 산업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2040년, 대한민국의 미래 목표
대한민국은 대담한 8대 국가적 과제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2040년 다음 7가지를
목표해야 합니다(도표 12).

1. 매출 1,000억/100억/10억달러 기업 각각 5/20/100개 증가
인당 GDP 7만달러 달성이라는 퀀텀 점프를 위해 산업 및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 성장이 필요합니다. 2022년 연결법인 기준 매출 1,000억달러 기업은 3개, 100억달러 기업 54개, 10억달러 기업 418개입니다. 기존 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고성장하는 기업들이 등장하여 2040년에는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 AI, 모빌리티, 반도체 등의 산업을 중심으로 매출 기준 1,000억달러 기업 5개, 100억달러 기업 20개, 10억달러 기업 100개를 추가해야 합니다.
2. 중소기업 생산성 2배 향상
기업의 생산성은 국가 간 경제, 산업, 기업, 프로세스의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기본적인 척도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구 성장세가 둔화하는 국가들에 있어 생산성 제고는 경제 지속 성장의 핵심 요인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기업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이러한 경향성은 특히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에서의 생산성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중소기업 생산성이 대기업의 약 30%로(OECD 평균 약 50%), OECD 국가 내에서 네 번째로 대중소기업 생산성 격차가 큽니다.
한국 기업 수의 약 99% 및 종사 인원의 약 80%가 중소기업임을 고려하면, 중소기업의 인당 생산성 향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지대합니다. 대기업과 공급사의 관계로 이루어진 수직적 비즈니스 모델을 가치사슬 내 여러 업체 간 상생 협력 및 공동 성장을 추구하는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로 개편, 중소기업으로 생산성이 전파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개편을 통해 대한민국은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현재 대비 2배 이상 올려야 합니다.
3. GDP내 서비스업 비중 70% 달성
한국 서비스산업의 GDP 비중은 2021년 기준 약 60%로, 평균 약 70%를 하회합니다(일본 70%, 독일 63%, 미국 78%). 한국 서비스산업의 고용 비중이 약 70%임을 감안하면, 한국 서비스업의 생산성(인당 부가가치 창출)이 열악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장률 둔화 리스크가 존재하는 기존 산업들 내 전통 제조업 기업들은 IP, 솔루션 등 지식 집약적 신사업을 적극 확대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외 서비스업 기업들은 IT 플랫폼, 소프트웨어, 콘텐츠, 과학/기술/의료 서비스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을 핵심 동력으로 하여 서비스산업의 GDP 내 비중이 70% 이상에 달하는 국가로 변화된 모습을 목표해야 합니다.
4. GDP 대비 자본 증대량 2배 성장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GDP 대비 사모 및 공모, 회사채, 증권화 상품 등 발행 규모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자본이 충분한 ‘성장 연료’가 되는지 그 성숙도(Financial depth)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입니다. 대다수 선도국(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은 GDP 대비 자본 증대량 비율이 개발도상국 대비 3배 이상에 달합니다. 즉, 기존 기업의 신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뿐만 아니라 신규 기업 육성을 위한 자본 순환이 더 원활하게 일어난다는 의미입니다. 2018–2022년 미국의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25.0%, 영국은 20.6%, 일본은 11.0%인 데 비해 대한민국은 9.5% 수준으로 선도국 대비 낮은 수준입니다.
주주가치 제고 정책 및 거버넌스 개선 등의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노력 외에도 CVC, 외국인 투자 비중 확대를 기반으로 한 자본 원천 다각화를 통해 중견, 중소, 스타트업 모든 기업을 아우를 수 있는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2040년 대한민국의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현재 대비 2배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해야 합니다.
5. 글로벌 선도 초격차 산업 2개 이상 신규 배출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초격차 산업을 보유합니다는 것은 산업의 진보 방향을 결정하거나 재정의하는 통제권을 가지고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는 의미입니다.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경제 안보 및 지정학적 패권 다툼을 초월하는 주도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적 초격차를 보유하여 국가 경쟁력을 높였으나, 타국의 해당 분야 기술 진보 속도 역시 빨라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은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산학 기술 협업 장려 외에도 적극적인 고급 인력 자체 양성 및 해외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 모빌리티 분야 내에서의 격차 재확대와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 등 신규 분야에서 다수의 초격차 산업을 배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야 합니다.
6. 글로벌 선도 수준 클러스터 3개 이상 창출
특정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기업들이 밀집된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협력이 활성화되고, 전문 인력과 각종 생산 요소의 집적으로 개별 기업의 비용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클러스터 창출은 곧 GDP 및 국가 경쟁력 제고에 직접 기여할 수 있습니다.
클러스터의 선도 사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1,000개 이상의 제약/바이오테크 기업(글로벌 제약사 상위 20개 중 19개 지사 보유)과 Harvard/MIT 등 주요 연구기관과의 밀접한 협력 아래 2021년 기준 약 140억달러의 벤처캐피탈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이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는 막대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인력, 산업 네트워크, 자본 지원, 규제와 정책, 인프라라는 5대 요소를 모두 갖춘 클러스터는 아직 미비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개방적 생태계 활성화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다수의 중소형 클러스터가 아닌 집중화된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시너지를 창출해야 합니다. 특히 바이오, IT산업, 반도체 산업 등에서 각각 글로벌 선도 수준에 준하는 클러스터 육성을 목표해야 합니다.
7. AI 고급 인력 5만 대군 양성
대대적인 생산성 증대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오늘날 디지털 혁신을 넘어 AI를 필두로 한 산업 전반에서의 혁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혁신을 위해 투자 생태계 활성화, 관련 규제 논의 등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AI 인재 양성이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2027년까지 AI 인력 수요는 약 6.6만명인데 비해 공급은 약 5.3만명 수준입니다. 공급 인력 중 약 4.8만명이 초중급 인력 (학사 이하), 약 0.5만명이 고급 인력(석박사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기술장벽이 높고 발전 속도는 빨라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급 인력을 중심으로 한 핵심인재 확보 방안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자체 인력 양성 및 해외 인재 유치, 이를 위한 산학 협력 확대 외에도 커뮤니티 조성,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고급 인력이 일하고 싶은 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약 5만명의 고급 인력 확보를 목표해 AI를 필두로 한 산업 혁신의 선두 지위를 차지해야 합니다.
결론
끓는 물 속 개구리를 냄비 밖으로 꺼내야 할 때
산업 시설이 폐허가 된 전 후 한국의 1953년 인당 GDP는 약 70달러였습니다. 당시에는 글로벌 존재감이 미약한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으로서 성장 기반으로 활용할 인적, 물적 자원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경공업 중심 수출주도형 성장 모델로 시작해 중화학공업으로 확장하며 성공적으로 S-curve(상승 곡선)를 그려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등 곳곳에서 연이은 어둠이 드리웠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과감한 산업 구조개편과 신시장 발굴, 기술 투자 등을 통해 반도체, 전자제품, 자동차 분야 등 기술 집약적 산업을 넘어 음악, 게임, 웹툰 등 문화 콘텐츠 산업까지 글로벌 선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당 GDP 3만2천 달러에 달하는 오늘날의 도약을 이뤄낸 것입니다.
2013년 맥킨지는 한국 경제를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했습니다. 당시 보고서는 한국의 저생산성 문제와 중산층 가구의 재무 위기에 집중, 이를 둘러싼 각종 사회 이슈(주택자금 및 사교육비의 과도한 지출,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의 열악한 생산성, 노동인구 감소 등)를 함께 지적했습니다. 중대한 위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정확한 문제 인식과 해결 방안 마련이 부재한 한국의 상황을 역설한 것입니다.
10년이 흐른 지금, ‘냄비 속 끓는 물’의 온도는 더욱 올라갔습니다. 인구구조 불균형 심화와 노동 생산성 감소, 자본시장에 대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와 모험자본시장의 정체, 국가 기둥 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 및 중소기업 생산성 부진, 그리고 더욱 복잡해진 이해관계의 지정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끓는 물의 온도가 내려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개구리를 냄비 밖으로 꺼내는, 다시 말해 과감한 시도와 변화가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담한 8대 과제를 기반으로 개구리가 더 큰 무대에서 맘껏 뛸 수 있는 틀을 짜야 합니다. 이러한 결단과 추진은 한국으로 하여금 작금의 경제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S-curve(상승 곡선) 도입에 성공하고, 2040년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코리아 2040년 G7, GDP 7만달러 국가'를 위한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
Korea’s next S-curve: A new economic growth model for 2040
맥킨지는 지난 2013년 ‘Beyond Korean style: Shaping a new growth formula’를 주제로 한국 경제 분석 보고서를 집필한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경제를 진단하고 재도약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Korea’s Next S-curve’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본 보고서는 대한민국이 현재 처한 거시적 상황을 조망하고, 대한민국이 2040년 GDP(국내총생산, 이하 GDP) 기준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의 도약을 목표하기 위해 개편, 전환, 구축의 3대 축 중심으로 대담한 8대 핵심 과제로 요약되는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전문은 소개합니다.
■ 서언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현재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때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제가 지속적으로 하강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도약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6.25 전쟁 직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중화학공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로 전환하는 데 성공해, 1960–1980년대 ‘제1의 성장 S-curve(상승 곡선)’를 그렸습니다. 이후 1980–2000년대 ‘제2의 성장 S-curve(상승 곡선)’를 그리며 첨단 제조 산업으로 영역을 넓혀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00년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라섰고, 현재는 반도체, 이차 전지, 자동차 등 미래 주요 글로벌 산업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미-중 무역 긴장, 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석유화학 및 조선을 비롯한 기간 산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약화 리스크 등 대내외적 요인들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에 급박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각각 평균 10%, 9%대의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으나,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각각 평균 7%, 5%, 2010년대에는 평균 3%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정체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2022년 4분기에는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고, 2023년 1, 2분기에는 1% 미만의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2010년대부터 이어진 저성장 국면에 더해 2021년에는 최초로 인구 감소 국면에 접어드는 등 대한민국이 직면하게 될 구조적 도전 과제는 앞으로도 산적해 있습니다.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 새로운 상승 곡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력이 요구되는 시점임이 분명합니다. 1960–1980년대 중화학공업 중심, 1980–2000년대 첨단 제조업 중심 경제 전환을 통해 두 차례 S-curve(상승 곡선)를 그려냈던 대한민국. 성장률이 둔화한 한국 경제에 제3의 상승 곡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1장
한국을 둘러싼 먹구름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세계의 경제 성장 과정을 1944–1971년의 ‘2차 세계 대전 직후(Postwar Boom)’, 1971–1989년 ‘경쟁 시대(Era of Contention)’, 그리고 1989–2019년 ‘시장 주도 성장 시대(Era of Markets)’ 세 단계로 구분합니다.
‘시장 주도 성장 시대’는 활발한 국가 간 교역과 글로벌 협력으로 대변됩니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은 실질 GDP 성장률 5%대의 괄목할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낮은 인플레이션과 저금리 하에, 한국은 글로벌 교역 및 무역 확대, 빠른 디지털 보급 및 확산을 통해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1989년 약 620억 달러이던 한국의 수출액은 2019년 약 5,400억 달러 수준로 약 9배 성장했습니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한국은 2010년대 후반, 1인당 GDP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2021년 한국은 글로벌 혁신지수 5위를 기록했고, R&D 투자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향후 경제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혁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2%대의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고, 2022년에는 GDP 상위 10개국 지위를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성장 정체는, 특히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됩니다.
1. 노동: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 및 노동 생산성 저효율
2. 자본: 상장 주식 시장 매력도 부족 및 모험자본시장 역동성 부족
3. 산업 경쟁력: 국가 기둥 산업의 경쟁 심화 및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지속
1. 노동
한국의 인구는 1970년 약 3,200만 명에서 2020년 약 5,200만 명으로 지난 50년간 60% 이상 증가하였으나, 앞으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율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 저효율적 노동 생산성이라는 두 가지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1.1.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
정부의 여러 출산 장려 정책(예: 보육 지원, 난임 치료)에도 불구,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70년대 초 4.5에서 2018년 이후 1.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2020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1 미만인 국가는 OECD 중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로 알려진 일본(1.33)을 비롯, 독일(1.53), 영국(1.56), 미국(1.64) 등이 모두 1.0을 넘고 있어 타 국가 대비 격차가 존재합니다.
상황은 악화일로에 있습니다. 2020–2025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77에 머물고 있으며, 이에 한국의 총인구는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2050년 약 4,500만 명으로 하락할 예정입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 또한 2020년 72.1%에서 2070년 46.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2070년 기준 40%대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OECD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할 것입니다(두 번째로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낮은 국가인 일본도 50.5% 수준).
한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절반 이상이 2025년을 기준으로 노인인구로 편입될 예정입니다. 이에 총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14세 미만 청년인구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는 2020년 39명에서 2056년 100명 이상으로, 2070년에는 117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시기 일본 98명, 독일 81명, 영국 73명, 미국 71명에 비해 인구 구조 불균형에 따른 부양 부담이 커지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는 여러 부정적 파급 효과와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인구 감소는 곧 소비 감소와 내수 시장의 침체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고령 인구 지원을 위한 정부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부담은 다시 생산가능인구에 전가되어, 더 많은 이들을 책임지게 된 세대와 피부양 세대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1.2. 노동 생산성 저효율
저출산율과 높은 부양비 등 인구구조의 불균형 가속화라는 문제를 감안할 때, 한국이 경제 성장을 최소한 유지 혹은 가속하려면 혁신적인 생산성 증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현재 노동 생산성은 타 선진 국가와 차이를 보입니다.
2023년 한국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36.9시간으로 미국(34.6), 일본(31.2), 영국(29.3), 독일(25.7)을 웃돈다. 반면 2023년 근로 시간당 GDP(2022년 국제 달러, PPP15)는 52.4로 독일(87.3), 미국(87.2), 영국(74.3)보다 낮다. 이는 한국이 타 선진국들에 비해 덜 생산적인 방식으로 더 오랜 시간 일하고 있거나 한국의 산업 구조가 저부가가치 부문에 치중되어 있음을 뜻합니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이 지난 10년간 생산성 증대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노동 생산성(시간당 GDP)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과 같은 선도국 대비 7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효율의 노동 생산성은 비생산적인 노동시장 구조와 저부가가치 부문에 치중돼 있는 산업 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국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2. 자본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GDP 대비 공모펀드, 사모펀드, 회사채 등 증권 발행 규모 비중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자본의 성숙도(Financial depth)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입니다. 한국의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2018년 한국의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10.9%였으나 2022년에는 8.2%로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자본 시장 내 성숙도 하락은 상장 주식 시장, 모험자본시장 내 각각의 도전 요인에 기인합니다(도표 1).
2.1. 상장 주식 시장 매력도 부족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한국 상장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과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음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2–2021년) 한국의 PBR(Price-to-Book Ratio: 주가순자산비율로, 기업의 주당 자기자본을 보여주는 지표)는 평균 1.2로, 선진국 2.2, 신흥국 2.0, 아시아 태평양 1.7보다 현저히 낮았습니다. PER(Price-to-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로, 기업의 당기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을 보여주는 지표)는 같은 기간 동안 상위 5개국의 49%, 표본 국가 평균의 81%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에 일부 기인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일부 기업들의 경우, 금융 자산을 증여하거나 상속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더 적게 내기 위해 주가를 오히려 부양하지 않으려는, 소위 ‘성장하지 않으려는 인센티브’를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2020년 기준으로 실시한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한국은 아시아 12개국 중 9위로, 2016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9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주로 배당,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 구성 규정, 감사 선임 기준 등이 소액주 주보다는 지배주주들의 지배력 유지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에 기인합니다.
시장이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신뢰하지 않을 경우, 한국 시장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계속 이어갈 것이며 해외 자금 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2.2. 모험자본시장 역동성 부족
상장 주식 시장과 유사한 도전 요인은 모험자본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모험자본시장은 해외와는 다르게 재단, 패밀리오피스 등 다양한 출자자의 참여가 미흡한 편입니다. 또한, 유니콘 기업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못지 않게 중후반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투자 및 후속 투자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국 벤처펀드의 후속 투자 비중은 2021년 기준 71.2%로 미국의 92.6%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한국 유니콘의 경우 국내 벤처캐피탈의 초기 투자 이후, 후속 투자를 대규모 자본 유치와 성장지원이 가능한 해외자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험자본시장의 역동성 부족은, 투자자 측면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의 피투자 매력도에서도 비롯됩니다. 한국의 기술창업 스타트업은 2017–2022년 신규 스타트업 중 약 16%에 불과합니다. 2021년 기준,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유니콘 수 비중은 미국 약 51%, 영국이 약 11%지만, 한국은 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글로벌 AI 산업 내 유니콘 기업의 경우에도, 약 45%가 미국, 약 27%가 중국 기업인 데 반해 한국은 전무했습니다.
3. 산업 경쟁력
한국은 경제 발전 초창기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동차, 화학, 반도체 등의 기간 산업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지금까지의 한국 경제 성장에 대기업들이 기여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국가 기둥 산업의 경쟁 심화와 대기업–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 지속을 고려할 때, 한국은 신규 산업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합니다.
3.1. 국가 기둥 산업의 경쟁 심화
국내 GDP 기여도가 높은 자동차, 화학, 반도체와 같은 전통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지속해서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등 해당 산업 내 신흥 강대국들이 시장 점유율을 신속히 확대해 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점진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대차그룹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판매량 글로벌 3위를 달성하였지만, 전기차 전환 추세 속에 전통적인 강자인 유럽 OEM과 미국 위주 신흥 OEM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대규모 장치 산업이자 수요, 공급, 가격의 순환 주기가 있으며, 제품의 특징에 있어서 기술 범용재(High-tech commodity) 성격이 강한 메모리 부문의 존재감이 컸습니다. 반면, 로직, 파운드리, 패키징과 같은 부문에서 한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기준 3% 수준에 불과합니다.
많은 국가들이 반도체 가치 사슬의 현지화를 시도하는 와중에 중국과 대만 기업들은 지속 입지를 확대해 나감에 따라, 줄어든 시장 기회 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화학 산업에서도 중국은 내수 증대, 원가 경쟁력 확보 및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01–2019년 기준, 국내 석유화학제품 전체 수출 중 중국이 약 50%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기준, 대부분의 기초 화학 제품 및 중간원료에 대한 중국의 자급률은 1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24 이에 2020년 이후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의 기둥 산업과 경쟁하는 다른 국가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따라, 한국은 새로운 성장 공식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3.2.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지속
2017–2021년 상위 10대 재벌의 매출은 평균적으로 명목 GDP의 약 60%를, 이중 1위 대기업이 단독으로 총 GDP의 5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전체 고용인력의 약 80%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합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직원 1인당 창출하는 가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상당한 격차가 있으며, 이는 특히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에 기인합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생산성 비율은 OECD 평균이 약 50%이나 대한민국의 경우 약 30%로, OECD 국가 중 아일랜드, 그리스,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대중소기업 생산성 격차가 크다. 이와 같은 생산성 격차는 혁신 역량/혁신 활동/혁신 환경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인력 수는 2012년 기업당 5.7 명에서 2020년 3.8명으로 감소하였으며, 학력 구성 측면에서도 2021년 기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대졸 이상 근로자 비중은 약 42%, 대기업은 약 61%로 2011년 대비 비중 격차가 확대됐습니다. 2010–2020년 10년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연평균 각각 5.0%, 6.4% 증가하여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고, 중소기업의 설비 투자계획 금액은 2014년 33조 원에서 2022년 19조 원으로 줄었습니다.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은 전체 경제에서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고, 경제성장 저해 및 임금 불평등 심화를 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경제는 GDP 성장 요소(노동력, 자본, 산업 생산성)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18–2022년 평균 무역의존도는 약 85%에 달해,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경제 구조입니다. 그런 한국의 입장에서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은 더욱 세밀한 접근을 요합니다. 세계가 양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변화함에 따라, 한국이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을 다각화하면서도 미–중 두 강대국 사이에서 경제 및 안보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동시에 위와 같은 위기들을 효과적인 인력 활용, 투자 자본 확대, 산업 생산성 개선 등의 기회로 변모시킬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전과 기회가 공존하는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한국은 향후 상술하는 바와 같이 새로운 S-curve(상승 곡선)를 그려나가는 여정에 바로 착수해야 합니다.
제2장
한국의 신규 성장모델
앞서 언급한 노동, 자본,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맥킨지는 3대 축(개편, 전환, 구축)을 중심으로 대담한 8대 핵심 과제를 제시합니다. 한국이 중장기적으로 저성장에서 탈피하고 제3의 성장 S-curve(상승 곡선)를 그리기 위한 8가지 과제들은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동시다발적인 변화를 촉구합니다.
▶개편(Restructure)
지금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바탕을 이룬 산업 중 기존 비즈니스 방식을 유지할 시 경쟁력의 약화가 불가피한 부문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즉 1) 산업 구조개편, 2) 비즈니스 모델 개편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수적입니다.
▶전환(Shift)
또한 각 산업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현재까지 성장을 견인해 온 동력의 한계를 벗어나, 미래에 새로운 성장의 원동력이 될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요건들이 존재합니다. 이는 3)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로의 전환, 4) 원천기술 기반의 신사업 창출, 5) AI 전환입니다.
▶구축(Cultivate)
마지막으로 경제의 고도성장을 위해서는 이를 견인할 더 많은 혁신적 사업 주체가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민국은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 육성, 외국계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잠재적 고성장 기업의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고 이러한 기업들에서 일할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합니다. 세부적으로는 6) 클러스터 활성화 및 규제 점검 등을 통한 산업 혁신 기반 구축, 7) 선순환적인 자본 시장 구축, 8) 핵심 인재 양성이 필요합니다.
▶개편
1. 산업 구조개편
대한민국은 1970년대 중화학 제조공업 중심으로의 대대적인 산업 전환을 통해 국가 경제 성장을 달성했으며, 해당 산업들은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은 25%를 차지하며, 제조업 전체 출하액 가운데 중화학공업(화학, 철강, 기계/장비, 전기장비, 석유정제)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8% 수준으로 국가 제조업, 특히 수출 경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몇몇 산업은 글로벌 수요 감소 및 경쟁 심화 등으로,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해 나갈 경우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산업 건전성이 악화할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1.1. 공급 역량 최적화를 통한 산업 자생력 제고 필요
수요 대비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산업은 자산의 합리화, 기업 간 포트폴리오 교환 및 통폐합 등을 통해 공급 역량을 최적화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자생력을 제고해야 합니다. 동시에, 기존 인력의 역량 재교육 등을 통해 타 산업으로의 유연한 재배치를 고민해야 하며, 재개편된 산업에 대해서는 국내 경제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산업 차원의 전략적 방향성을 재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의 경우, 2017년부터 5년간 철강, 석탄, 조선, 시멘트, 평판유리(디스플레이) 등 기간 산업의 과잉 생산능력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고자 과감한 산업 재개편을 단행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산업의 자생력을 제고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 중 구조개편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산업으로는 정유/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 중후장대 제조업이 꼽힙니다. 우선, 철강 및 건설 산업의 경우 국내 기업 간 경쟁 심화, 글로벌 수요 감소 등의 이유로 성장 정체가 예상됩니다. 철강 산업은 중국의 철강 공급 자립도가 증가 일로에 있어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철강사 통폐합이 이미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철강사 간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건설 산업은 시장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미분양, 부실 PF 사태 등으로 촉발된 중견 건설사 간 저가 수주 경쟁, 도산 리스크 등 산업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1.2.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은 예견된 시장 축소에 대응 필요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은 2022년 기준 한국 전체 GDP의 약 5%를 기여하고 약 17만 명을 고용하는 국가 기간산업이지만 구조적인 공급과잉 문제로 시장 축소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정유 산업. 정유 산업의 경우, 장기적으로 글로벌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에너지 대전환으로 대대적인 수요 감소가 예상되며,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산업 구조개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 세계 정유 수요의 약 45%를 차지하는 도로 교통 등 이동 수단의 경우 EV 대전환, 자동차 소유 비중 감소의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맥킨지가 추정하는 에너지 대전환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30–100%의 수요 감소가 전망됩니다.
국가별 탄소중립 서약이 달성되는 시나리오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유 제품 수요가 2023년 휘발유에서 시작해 경유 등 정유 제품 전반에 걸쳐 2025–2030년 사이 수요 피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후 수요 감소세가 지속되어 2050년에는 현재 수준 대비 50% 이상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산업 전반의 구조개편을 위해 정제시설 등 자산의 대규모 통합을 통한 공급 능력 합리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일본의 2000년도 일일 정제능력은 대한민국 정유산업의 2.2배 수준인 약 500만 배럴로, 일본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최대 석유제품 생산지였습니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자동차 연비 개선, 전기차 전환 등으로 연료 소비가 위축되며 정유산업의 건전성이 악화됐고, 이를 해결하고자 산업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일본 정유사들은 흡수 합병과 사업 재편 등의 구조조정 끝에 17개사가 5개사 체제로 재편되었고 노후 정제시설은 폐쇄되거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케미칼 제품 생산 시설로 전환됐습니다. 현재 일본의 일일 정제능력은 한국의 0.94배 수준으로 수요 공급 균형을 확보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2001–2011년 기준 TSR(총주주수익) 연평균성장률 29%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범용 케미칼 전체 기업 평균 성장률 대비 약70%를 상회하는 폭발적인 성장을 달성했하였습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최대 수요국인 중국을 겨냥한 파라자일렌, 폴리에틸렌 등 범용 케미칼 수출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핵심 시장이었던 중국은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은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 10개 대표 제품의 생산가동률은 2028년까지 65%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2011–2020년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TSR(총주주수익) 연평균성장률은 1.3%까지 하락해 성장 둔화가 본격화됐고, 이는 글로벌 범용 케미칼 산업 세그먼트가 기록한 4.2%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었습니다(도표 2).
일례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대표적인 수출 제품인 파라자일렌(PX)의 경우, 2018년 중국의 자급률은 39%에 불과했으나 2022년 70%까지 상승했습니다. 자급률 상승 트렌드는 지속돼 2028년 경에는 2022년 현재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물량의 10% 수준만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경쟁력이 약화된 비핵심 자산 및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매각, 생산시설 통폐합 등의 산업 구조개편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구조개편을 통해 확보한 자원을 신규 성장 동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전략 방향성이 새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석유화학 선도사들은 기존 설비의 자산 합리화 및 기보유한 기술력, 영업 네트워크, 높은 자본력 등을 활용하여 범용 케미칼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케미칼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선도기업인 Shell은 석유 탐사 지출을 연 22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감축 계획 및 2025년 이후 신규 탐사 중단을 발표, 정제소 또한 13개 시설에서 6개로 축소했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 범용 케미칼 산업의 부가가치율은 계속 떨어지는 중이며(22.4% → 18.7%, 2015–2019년), 스페셜티 케미칼 산업의 부가가치율 증가율은 미미한 수준입니다(32.8% → 33.3%, 2015–2019년).
여기에 더해 석유화학 산업의 탄소 배출량이 산업 전체 배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주요 전방 고객들의 무, 저탄소 제품 요구가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탈탄소 전환에 실패할 경우 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이 약화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탈탄소 전환을 위한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기후대응기금 등을 통한 세제 혜택 등의 지원 수단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2. 비즈니스 모델 개편
조선, 자동차/모빌리티, 가전 등 대한민국 경제의 주력 제조 산업들은 지난 30년 동안 대기업-1차-2차 협력사라는 수직계열화된 비즈니스 모델 하에서 성장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모델은 점진적인 공정 개선을 통해 높은 제조 효율성 및 빠른 제품 사이클 달성을 가능하게 했고, 대한민국 제조 산업이 높은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한편, 식품, 패션/뷰티 등 소비재 산업은 내수 시장 중심의 현지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글로벌 선도 기업 대비 높은 내수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뷰티, 식품 등 일부 소비재 영역에서는 K-트렌드에 힘입어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입지를 확보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제조 산업에서의 수직계열화된 비즈니스 모델은 산업 간 경계가 분명하고 산업 내 전문성이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경제 구조에서는 효과적인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한 산업에서조차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특히 모빌리티, 조선 산업 등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개편 없이는 다양해지는 기술 및 고객의 요구 사항 변화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또한, 기존까지 내수 시장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나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소비재 산업에서도 발 빠른 비즈니스 모델 개편이 요구됩니다.
산업 내, 그리고 산업 간 창의적인 협업 기회가 증대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수평적 협업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나아가, 적극적 글로벌 협업을 통해 새로운 수요처를 계속 발굴해야 합니다.
2.1. 모빌리티 산업 최선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개편
공유화, 전동화, 자율주행 등 메가트렌드로 대변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의 모빌리티 산업이 보유한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세계를 계속 선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내 기존-신규 기업 간 수평적 협업이 적극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기업, 그리고 이종 산업 내 주요 기업 등 각 주체들의 협업이 다방면에서 요구됩니다.
현재 완성차 OEM 및 모빌리티 인프라를 중심으로 구성된 모빌리티 산업은 2050년까지 변화를 지속할 전망입니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가치 풀Value pool 기준에서 볼 때 2022년 완성차 OEM의 45%에 불과했지만 2035년을 기점으로 OEM 수준을 넘어서게 되며 2050년에는 OEM의 약 2.5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도표 3).
이러한 모빌리티 산업의 격변은 기존에 없던 신사업의 등장에 기인합니다. 모빌리티의 형태 및 대상은 전기차, 이륜차, Advanced Air Mobility(미래 항공 모빌리티, 이하 AAM), 로보틱스, 라스트 마일 배송 등으로 다각화되며 생태계가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 트렌드 중 하나는 완성차의 ‘전동화’입니다. McKinsey Center for Future Mobility(MCFM)의 전망에 따라 2035년을 기점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차 판매의 대부분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나리오가 도래할 경우, 전기차 시장 패권은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의 판도와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존 내연기관차 OEM들은 물론, Tesla 등 전통적 전기차 강자 및 중국 등의 신흥 전기차 강자들은 새로운 시장에서의 패권 확보를 위해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글로벌 선도 내연기관차 OEM들은 2030년부터 생산량의 100%를 전기차로 변경할 의지를 보이고 있고 Tesla는 자율주행 구독 서비스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고 있습니다.
격변이 예상되는 현시점에 국내 모빌리티 산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시장의 핵심 역량을 선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생태계 내 수평적 협업 활성화의 측면에서 크게 세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 장기적 관점에서는, 추후 네 번째 과제(원천기술 기반 신사업으로의 전환)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지만, 수소차, AAM, 로보틱스 등 대상과 형태가 확장된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원천기술에 대한 집중적 투자 또한 필수적입니다.
2.1.1. 미래 모빌리티 시대 핵심 역량 확보 위한 파트너십 추진
우선, 전기차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대두되는 배터리 산업의 가치사슬 확장을 통해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배터리 팩 기준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60조원에서 2035년 약 815조원까지 매년 약 15%의 고성장이 전망됩니다. 시장 내 가치 풀Value pool 확보를 위해 배터리 산업은 배터리 구독 서비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등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로 확장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 내 참여자들의 활발한 수평적 협업은 공급망 확보, 자본 확보 및 투자 리스크 축소 등에 유리합니다.
또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완성차 판매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솔루션 구독 등 제품 및 서비스를 다각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생태계 내 주요 기업들은 파트너십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모빌리티 서비스 및 솔루션 시장의 가치 풀Value pool은 2035년을 기점으로 OEM의 Value pool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경우, OEM 사업 대비 10–25배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고객들의 니즈와 모빌리티의 형태가 계속 다변화하고 확장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다방면으로 대응할 스타트업 및 강소기업들을 고유 분야에서의 선도 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합니다. 동시에, OEM과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자 간, 혹은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들 간 파트너십을 촉진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이미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여러 IT 기업과의 협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파트너십을 촉발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업 육성에 더해, 새로운 완성차 OEM이나 신규 솔루션 제공 기업들을 양성함으로써 파트너십의 후보군을 넓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기존 완성차 OEM들은 핵심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OEM은 높은 자본력을 기반으로 잠재력이 있는 파트너사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2.1.2. 영세한 Tier 2 및 일부 Tier 1 부품사의 과감한 포트폴리오 전환
한편, 내연기관 산업의 규모가 계속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존 부품 산업의 Tier 1(1차 부품 공급업체) 및 Tier 2(2차 부품 공급업체) 기업들 가운데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되어 산업이 붕괴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 대비 30–40% 적으며,50 이에 따라 2030년까지 기존 국내 내연기관 부품사 10개 중 3개는 소멸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부품사 중 약 62%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작하지 않았으며, 전체 부품사 중 약 15%만이 미래차에 대응한 부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부품사는 기존 대기업에 종속된 공급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전동화 트렌드 및 부품 전문성을 활용해 자동차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글로벌 OEM과 협업하는 신규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2.1.3. 주요 글로벌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업
위의 활동을 통해 국내 OEM사, 부품사, 솔루션 사업자들은 견고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일본, 동남아시아, 인도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도 긴밀하게 협업해야 합니다. 완성차 기업이 이륜차 산업에서 입지를 선점하려면 인도 등 국가의 선도 기업과 협업해야 하고, Tier 1 기업들이 연료전지자동차(Fuel Cell Electric Vehicle, FCEV) 산업에서 성장하려면 글로벌 선도 OEM 및 연합 등과의 협업을 과감하게 기획하고 시도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 라이드 헤일링(차량 호출), 카셰어링(차량 공유) 등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들은 역량은 우수한 편이나 국내에 한정된 바, 글로벌 OEM 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의 패키지화, 상호 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각 가치사슬의 제품 및 서비스 제공자들은 기존의 ‘제조된 완성차’ 혹은 ‘충전기 산업’ 등의 독자적인 사업 전개에서 벗어나, 생태계 내 협업을 활발히 하면서 End-to-End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는 전략을 수립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2.2. 신규 활로 개척을 위한 조선 산업의 과감한 개편
조선 산업도 아직까지는 선도적 입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산업 내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종 산업과의 수평적 협력 관계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의 개편이 필수적입니다. 조선 산업에서 한국과 중국의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의 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습니다. 친환경, 스마트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의 경우 2012년 한국과 중국 간 기술의 격차는 6.8년이었으나, 2016년 절반으로 줄었고, 2020년 동일 평가에서 1년의 기술 격차만이 남았습니다. 이렇듯 국가 간 기술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국의 저가 정책, 국내 저가 출혈 수주로 인한 가격 경쟁이 심화할 수 있습니다.
2.2.1.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조선산업, 출구는 다양한 수평적 협력 기반 사업 확장
조선사 및 조선 기자재 공급사들은 심화되는 가격 경쟁에서 탈피하기 위해 자율운항 선박 시장, 혹은 해상풍력, 빅데이터 산업 등으로 수평적 확장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공급망 및 공정 집약적 생산 및 설계 역량 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실제로 국내 조선사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사업다각화를 위해 자율주행 선박, SMR(소형 모듈 원전, Small Modular Reactor) 및 해상풍력, 선박?항만?기상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업 등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조선사들이 미래 조선 산업의 핵심 고부가가치 산업들로 여겨지는 자율운항 선박 및 해상풍력 시장으로 진출을 고려할 경우, 기존 생산 역량만을 내세워서는 생태계 내 핵심 주체가 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운항 선박은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첨단 센서 등을 융합한 산업으로, 관련 소프트웨어, AI, 자동화 등 집약적인 기술력을 필요로 합니다. 전통 조선사가 모든 요구 기술을 End-to-End로 갖추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한 기업이 기술력 전부를 유기적으로 확보하기보다는 글로벌 선도사들과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가령 전문 솔루션 기업 및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자율운항 선박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유럽 및 미국과의 글로벌 협력관계를 맺어 생태계 내에서 주축이 되어야 합니다. 한편, 세계 자율운항 선박?기자재 시장 규모는 2021년 이후 연평균 약 13%씩 성장하여 2028년에 약 2,3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2.2.2. 기존 조선사와 수직계열화되어 있던 부품사들의 발 빠른 전환 필요
이 과정에서 기존 조선사와 수직계열화되어 있던 부품사들 또한 조선업체들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맞춰 기존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 조선업체들은 포트폴리오 확장을 한 이후에 과거보다 극심한 인력 및 수급난에 시달릴 것입니다. 미래 조선 산업에서 필요한 기자재들을 충분히 공급받으려면 조선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기존 협력사들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기둥 산업 역할을 수행해 온 조선, 모빌리티 등이 경쟁력을 구축해 온 성공 방정식은 이제 보완이 절실합니다. 기술 수준이 격상되고 고객의 요구 사항이 늘며 다양한 산업의 참여로 기존 산업의 정의가 무색해지는 지금, 국내외 스타트업, 대기업, 이종 산업 간의 활발한 협업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이 같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들은 활발한 수평적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2.3. 소비재 산업의 내수 시장에서 벗어난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의 개편
K-팝, K-뷰티 등 문화적 메가 트렌드가 존재하지만, 패션, 뷰티, 식품 등 국내 소비재 기업들 가운데 유의미한 글로벌 입지를 확보한 경우는 제한적입니다. 세계 시장 점유율 관점에서 상위 150개 뷰티 브랜드 중 대한민국 기업은 7개, 패션 브랜드는 1개, 식품 브랜드는 2개에 불과합니다. 또한, 시가 총액 기준 전 세계 상위 3,000개 기업에 속하는 대한민국 소비재 기업은 4개에 불과, 국가별 소비재 기업 수 기준, 공동 16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에 따른 내수 시장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소비재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확장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K-팝, K-푸드, K-콘텐츠 등을 통해 향유하고 있는 문화적 관심도를 이용, 이를 발빠르게 상업화해 가치를 창출하는 시도를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수준의 소비재 기업을 다수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소비재 산업의 수출 비중이 반도체, 자동차 등 대한민국의 기둥 산업 수준으로 높아지고 소비재 산업 내 업체들의 규모가 전반적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즉, 대한민국은 반도체, 자동차를 수출하는 것처럼 패션/뷰티, 식품을 활발히 수출하는 구조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현재 국내 소비재 산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유의미한 기업은 제한적입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2022년 기준 각각 95%, 59%를 넘어서지만, 국내 뷰티 산업은 34%, 패션 산업은 1%, 식품 산업은 32% 정도에 불과합니다.
일부 선도 소비재 기업들이 최근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현상은 고무적입니다. 소비재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꾸준히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의 식품업체인 Schwan’s Company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식품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켰습니다. 국내 식품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식품 분야 매출 5조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진출의 성과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농심은 미국, 캐나다 등에서 프리미엄화 전략을 펼치는 중입니다. 2022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약 30%로, 2020–2022년 연평균 성장세가 한국에서는 6%인데 반해 해외에서는 17%에 달했습니다.
효과적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기업들과의 글로벌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소비재 기업들의 글로벌 확장에 작용하는 걸림돌은 현지화된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대한 어려움, 현지 팀 등 글로벌 인재 활용 미진 등입니다. 향후 국내 소비재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에 대한 활발한 지분 투자, 인수?합병, 파트너십 등을 고려하고 적극적인 비유기적 성장을 통해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환
3.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로의 전환
한국이 제조업 중심 경제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 경제의 관점에서 3차 산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정보통신업 등 지식집약적 서비스업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지금까지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 온 전통 산업도 고부가가치 제품, 서비스 및 솔루션 사업으로의 과감한 포트폴리오 대전환에 착수해야 합니다.
3.1. 국가 산업 포트폴리오 전환: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의 증대 필요
대한민국은 1960년대 이후 철광석에서 철강판, 이를 활용한 선박, 자동차, 반도체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꾸준한 전환을 통해 괄목할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제조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경제구조가 고착되는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두 번의 S-curve(상승 곡선)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수출 주력 품목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 주력 수출 품목과 20년 전인 2000년대의 주력 수출 품목을 비교해 보면, 신규 진입 품목은 디스플레이가 유일해 수출 제품 변화가 정체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현재 주력 수출 제품들 역시 여러 위기에 당면해 있습니다. 정유/석유화학 산업 내 수요 감소로 인한 산업 규모 위축과 디스플레이, 선박 등의 기간산업 내 중국 업체 경쟁 심화 등은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수출 경쟁력 위기를 보여주는 단편일 뿐입니다(도표 4).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전체 생산 중 고부가가치 산업의 비중을 확대,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이 긴요한 시점입니다.
현 상황을 조망해 보면, 대한민국의 서비스업은 제조업 대비 국가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미흡한 편으로, 2022년 기준 한국의 GDP 중 58%로 주요 제조 강국인 독일(63%), 일본(70%) 대비해서도 낮습니다. 제조업 대비 취업자당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또한 절반도 안 되는 49.6%로 독일(70.5%), 일본(70.4%) 보다 낮습니다. OECD국가 중에서는 34위에 해당합니다. 한국의 서비스업 일자리는 도소매 및 숙박, 음식업 등 저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주요국에 비해 서비스업 영세성이 높음을 보여줍니다.
2022년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0%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8위이며, 이는 미국의 3.6배, 일본의 2.4배 수준으로 높다.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53.1%), 브라질(33.3%), 멕시코(31.8%) 등 중남미 국가가 대부분입니다. 취업자당 부가가치로 비교해 보더라도, 2021년 기준 도소매 및 숙박, 음식업 3,316만원, 운수 및 창고업 4,259만원인데 반해 고부가가치 지식기반산업으로 분류되는 정보통신업은 10,845만원, 전문, 과학, 기술서비스업 10,570만원이었습니다.
서비스업 내에서도 고부가가치로 분류되는 산업의 적극 육성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정보통신업,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5%, 6.2%로 OECD 조사대상국 중 각각 22위, 28위로 하위권에 속합니다. 대한민국 기업이 지출하는 전체 R&D 비용 가운데 서비스업 기업이 지출하는 R&D 지출 규모의 비중은 2019년 1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OECD 조사 대상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며, 연구원 1인당 연구개발 비용 또한 2020년 기준 1 7.7 만 달러로 미국(39.1만), 독일(27.3만), 일본(24.2만), 프랑스(19.1만) 등의 선진국 대비 저조한 수준입니다.
3.2.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 증대를 위한 우선적 고려 대상
특히 국내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보유한 국내 빅테크를 비롯한 IT 플랫폼,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수요가 정체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산업. 2023년 소프트웨어산업 실태조사 기준,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글로벌 전체 시장 규모의 1.5% 수준에 불과,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성장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의 동일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3만여개의 기업 중 해외 진출 기업은 2.9%, 진출 기업 중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기업도 78%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Fortune 500 기업 대상으로 한국 IT 스타트업의 강점을 설문 조사한 결과, 강점으로 ‘핵심기술 경쟁력’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미진한 영역은 ‘글로벌 진출 준비도’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입지를 보유한 대형 IT 기업들이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들과의 조기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며 상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및 플랫폼 산업. 또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고성장 중인 콘텐츠 시장에서는 국경이 사라지면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글로벌 콘텐츠 기업 중 하나인 Netflix는 향후 4년간 한국이 제작하는 K-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로컬 콘텐츠 제작사 투자 비중을 확대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IP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내 독점적인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OTT 기업의 ‘외주제작 업체’로 전락할 것이 아니라 K-콘텐츠를 활용해 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K-콘텐츠 IP에 대한 보호, 제작 가이드라인, 기술 가이드, 예산 운용 등 정형화된 콘텐츠 제작 체계의 선진화 및 제작 환경 개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강력한 소비자 흡입력을 보유한 다양한 지적 재산권을 중심으로 내수 시장에서의 신속한 생태계 활성화, 이후 글로벌 현지 기업 투자,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현지화 전략에 착수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합니다.
리테일 산업. 리테일 산업은 전통적 리테일 사업에서 리테일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야 합니다. 일례로 각국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이 강화돼 서드파티 데이터 기반 소셜미디어 광고가 위축되고, 소매업체의 보유 채널을 통해 광고를 하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etail Media Network, 이하 RMN)70 가 급부상했습니다. 또한, 검색 엔진에서 상품을 검색하던 온라인 커머스 패러다임이 소매업체에서의 상품 검색으로 변화하며 해당 사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서, 최근 미국의 Amazon 등 대표 리테일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2023년 Amazon의 광고 분야 수익은 같은 해 Amazon 프라임 서비스의 수익으로 보고된 금액보다 높았습니다. 전통적 리테일 산업의 해외 확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으나, 리테일 기반 디지털 플랫폼은 향후 글로벌 진출도 가능한 고부가 신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국내 소매 업체들 또한 RMN 생태계 전략을 갖추어 적극적 수익 다각화의 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입니다.
3.3. 기존 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 필요
국내 제조업은 지금까지 높은 공정 기술력과 양산 능력 중심의 제조 역량으로 글로벌 입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나,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로의 전환 측면에서는 선도국에 비해 미진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신흥국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2020년 기준 한국의 수출시장 1위 품목은 77개로 세계 10위권이지만, 중국(1,798개), 독일(668개), 미국(479개), 일본(154개)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2020년 한국 수출시장 1위 품목 개수는 2002년 대비 7개 증가에 그친 데 반해, 중국은 1,193개가 1위로 신규 진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근간을 유지하는 산업들은 미래 먹거리로의 대담한 포트폴리오 전환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조선 산업. 조선 산업의 경우, 중국 등 후발 주자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벌크, 탱커선 등은 이미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태이며, VLCC(Very large crude carrier), LNG, LPG제품군에서 역시 압박이 계속 존재할 것임을 감안할 때 선별 수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해야 합니다.
추가로 LNG,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 운영 솔루션 등 조선 산업 내 고부가가치 설계 솔루션 영역에서 한국 업체의 입지는 미미하며, 1%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영업이익률 또한 고부가가치 영역 내 한국 조선 산업의 현 경쟁력 수준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LNG 화물창 설계 기술 등 원천기술을 보유한 선도사들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기존 역량을 활용한 솔루션 사업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고려해볼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건설기계 산업. 건설기계 산업 또한 선도 기업들과의 점유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으나,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이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고부가가치 전동화 제품을 확대하고 무인, 원격 제어 등의 솔루션 사업을 동시에 전개해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기타 산업. 그 외 철강, 무선, 가전, 디스플레이 등 양적 성장으로 선도적인 글로벌 입지를 확보한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 또한 고수익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3.4. 전환 방안: M&A 및 JV 활성화
기존 산업들의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방안으로 기보유한 자본력을 활용한 M&A 및 우수한 역량을 확보한 기업들과의 JV를 통한 신속한 역량 강화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하기의 예시에서 보듯, 선도국 및 기업들은 이미 기존 산업에서의 신속한 M&A, JV 등을 통해 양적 성장과 시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선도업체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석유화학 산업. 석유화학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평가받는 전자소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은 개발에 장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로 인해 소수의 전문화된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며 대규모 화학 선도사들은 M&A를 통한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형 기업 간 JV 활동도 가속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 선도사인 SABIC 사와 국내 SK지오센트릭이 합작 법인을 설립해 고기능성 화학제품 시장에 진입한 것과 에쓰오일과 사우디 Aramco가 합작 프로젝트인 샤힌프로젝트를 통해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한편 석유화학 산업 내 글로벌 M&A 현황 분석 결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2015년 M&A 거래 건수는 5위에서 2019년 6위로, 거래 금액 면에서는 5위에서 8위로 하락했으며(57억 달러에서 38억 달러), 이는 일본의 16%, 독일의 18% 수준에 불과합니다.
건설기계 산업. 건설기계 산업 부문에서도 선도사들은 장비 운영 솔루션, 커넥티비티 서비스 등 디지털 솔루션 업체 및 스페셜티 장비 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HD현대 그룹의 HD현대건설기계와 SKT 간 스마트 건설 솔루션 개발을 위한 협력으로 상호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반도체 산업의 선도 기업 또한 최근 JV 활동을 가속 중입니다. 한 예로 반도체 밸류체인 내 신성장 고부가가치 영역인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시장의 선점을 위해 파운드리 선도사와 글로벌 선도 패키지 기반 업체 간 합작 생산라인이 구축되기도 했습니다.
▶전환
4. 원천기술 기반 신사업으로의 전환
대한민국은 대규모 제조 양산 및 응용 기술력을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일례로 세계 제조업 경쟁력 지수인 CIP(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 Index) 지수 순위에서 2000년 11위에 위치했던 한국은 2021년 4위를 기록, 3위에서 8위로 하락한 일본과 1위에서 5위로 떨어진 미국을 추월하며 명실상부 제조 강국의 입지를 공고히 했습니다.
하지만 주력 제조업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비롯한 후발국들의 추격을 받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물결 하에 선도국이 주도하는 질서 재편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강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10년간 선두를 지킨 디스플레이 산업은 글로벌 매출 1위 자리를 중국에 빼앗겼고, 고부가가치로 평가된 OLED 분야에서도 중국, 대만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또한 선도적인 입지를 보유한 일본, 미국 등 기술 선도국과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대한민국은 마치 기술력을 앞세운 선도국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신규 진입국 사이에서 호두를 양쪽으로 눌러 호두를 깨는 호두까기 기계 속의 호두 같은 상황에 놓인 소위 ‘넛 크래커(Nut cracker)’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4.1. 원천기술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대한민국
기존에 추구해 오던 생산 주도의 성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초격차’를 이루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원천기술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을 다수 창출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한국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응용 기술 중심의 Fast-follower 전략입니다.
도표 5는 정부가 수립한 과학기술기본계획 하에서 대한민국이 향후 중장기적으로 집중 육성해야 할 원천기술 중심의 중점과학기술 120개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주요 5개국(한국, 중국, 일본, EU, 미국)의 기술 수준 및 격차를 분석한 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선정된 기술의 예시는 양자정보통신기술, 초고집적 반도체 공정 및 장비/소재기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이용 기술, 해양플랜트 실용화 기술,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운용 기술 등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선도’하는 기술 분야는 2012년 36개에서 2020년 4개로 급감한 반면, 연구개발 능력이 ‘후발’로 평가된 기술분야는 2012년 1개에서 2020년 13개까지 증가했습니다. 이에 반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은 분야는 전무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분야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으며, EU 또한 지속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기술 격차 측면에서는 2012년 기준 한국이 중국에 비해 1.9년 앞섰으나, 2020년에는 양국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령 반도체, 디스플레이, 빅데이터, 컴퓨팅 등 17개 기술 분야를 비롯한 ICT, SW 분야에서는 한국이 2012년 기준으로 중국 대비 2.4년 앞선 기술 격차를 확보하고 있었으나, 2020년에는 오히려 0.3년 뒤처졌습니다. 이와 흡사하게 기계/제조 분야에서도 한국이 2012년에 중국 대비 2.3년 앞섰으나, 2020년에는 0.3년까지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선도국들과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등의 후발국이 빠르게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이 ‘선도’ 및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는다면 국가 차원의 경쟁력을 실기할 수 있는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단기 성과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천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2021년 12월 말 기준, 기업별 R&D 투자 금액 규모 상위 2,500개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53개로 9위, 투자 규모는 6위를 기록하였으나, 대상 기업들의 전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3.5%로 투자 금액 상위 30개국 중 16위에 불과했습니다. 이스라엘이 8.4%로 1위, 스위스가 8.2%로 2위, 미국이 7.9%로 3위였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대한민국의 R&D 투자가 한 기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한국 R&D 전체 투자 금액 중 49%를 차지합니다. 그 외 기업들의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미미합니다. 반면 미국은 1위 기업의 집중도가 6%에 불과했으며 중국 10%, 독일 17%, 일본 8%였습니다. 국가별 투자 규모 1위 기업을 제외하고 비교할 경우, 한국의 R&D 투자 금액 순위는 10위까지 하락했습니다. 또한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3%로, 순위는 금액 상위 30개국 중 19위로 떨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은 1위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9.3%로 상승했습니다. 한국은 1위 기업뿐 아니라 국가 경제를 이루고 있는 모든 기업이 R&D 투자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4.2. 미래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정부도 R&D와 인재 육성을 위해 신성장 원천기술 영역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 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주요국들은 기술 기반의 전략산업 대상 R&D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중국은 기업이 총액 기준의 연구개발 소득공제 방식을 통해 R&D 조세지원을 제공하며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 75%의 공제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제조업의 법인세에서 추가공제 받을 수 있는 연구개발 비율을 75%에서 100%로 상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R&D 투자 규모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은 2012년 18개에서 2022년 97개로 5.4배 증가한 데 반해 한국 기업은 10개에서 11개로 정체됐습니다.
4.3. 원천기술 확보를 가속화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
해외의 유수 기업들 역시 주력 산업 내에서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자 노력할 뿐 아니라 거시적인 산업 트렌드에 대응하며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조기 투자 및 핵심 기술력 확보를 위한노력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산업. 에너지 산업의 선도업체인 Shell은 친환경 에너지 대전환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결정하고 재생산천연가스 및 수소 기술 등 그린에너지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친환경 솔루션에 100–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집행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EV 충전 인프라 기술을 보유한 Volta 인수, 풍력 발전 기술을 보유한 WestWind Energy 인수,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BlueAlp 지분 투자 등 비유기적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산업. 바이오 산업에서는 글로벌 선도사들 뿐 아니라 바이오 벤처 기업들도 신성장 영역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3세대 신약(CGT)90 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내부 연구 인력을 충원하고 JV, M&A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바이오 기업들의 M&A, 라이센싱, 지분 투자 등 활동에서의 거래 금액의 중위값은 500만달러로 10년 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바이오 선도 기업인 Sanofi는 2023년 1월 기업 벤처 부문에 7억 5000만달러 이상을 투입, 장기자본 펀드를 통해 생명공학 및 디지털 건강 관련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4.4. 원천기술 확보 방향성 및 기회 영역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면 자체 개발 및 내재화는 물론 M&A 및 파트너십을 통한 외부 역량 확보의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전개해야 합니다. 기업은 전략적으로 R&D 예산의 일부를 원천기술 투자 재원으로 설정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초연구부터 점진적으로 기술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더불어, 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가치사슬 내 핵심적인 ‘조임목(Choke point)’이 되기 위한 과감한 M&A 또한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맥킨지가 선정한 유망기술 중 국내 산업 구조와 관련성이 높은 고성장 기술 영역으로 1)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 기술, 2) 미래 모빌리티 기술, 3) 탈탄소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4) 바이오제약 기술, 5) 대체 식품 개발 기술, 6) 친환경 재활용 소재 개발 기술을 들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특히 미래 신세대 컴퓨팅 기술인 Novel computing 영역에서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자 컴퓨팅(2035년까지 1.3조 달러 규모 형성)이 그 예인데, 이러한 고성능 컴퓨팅 기술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또한 고집적, 고성능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도국들은 양자기술, 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등 핵심 원천기술 개발 영역에 이미 진입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R&D 투자 규모와 현 기술력을 감안했을 때 한국이 현재 이 영역에 진입하더라도 선도 입지를 확보할 가능성은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의 구현에 필요한 반도체의 설계, 생산 등과 관련된 원천기술의 경우 한국 기업이 기존 반도체 산업에서 보유한 우수한 역량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민-관 공동투자, 전문 인력 육성 및 글로벌 인재 확보를 통해 중요 부품 가치사슬에서 조임목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합니다.
모빌리티 산업. 고성장이 전망되는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항공모빌리티) 시장에서는 AAM 기체 제조사에게 요구되는 비행체 제어 등의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합니다. 동시에 한국 자동차 산업이 기보유한 대규모 양산 능력을 적극 접목해 빠른 규모의 경제 달성, 확보한 경제성을 기반으로 신성장 시장 내에서 선도 입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AAM 시장은 2040년 2,500–4,000억달러 규모로 고성장할 전망입니다. 이미 2023년 기준 1,130억달러 규모의 선계약이 완료된 상태로 해당 산업 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 또한 활발하게 집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AAM 시장은 중소기업/스타트업들이 부분 상용화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연관 산업에서 선도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며 패권 주도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령 선도 25개 항공기 제조사 및 부품 제조사 중 18개 항공기 제조사, 16개의 항공기 부품 제조사가 이미 시장에 진입했으며, 글로벌 선도 자동차 제조사 또한 AAM 스타트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진입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체 제조사들은 협력체의 주축 역할을 하며 신재생에너지 개발사, 배터리 등 부품사, 항공기 운영사 및 운영 기술/솔루션 개발사와의 동맹 관계를 견고히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기업이 이미 모빌리티 플랫폼 생산 역량에서는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속 자율비행, 비행체 제어 등의 원천기술도 내재화하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조합해 시장 선점을 시도해야 합니다.
에너지 산업.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이미 친환경 트렌드에 대응해 유망한 친환경 관련 사업에 조기 투자하며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도 미래 성장 동력인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 해상풍력 기술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2050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CCUS의 경우, 민관 협력을 통한 연관 기술 고도화 및 상용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 협력 강화 및 기업-정부 연구기관의 공동 투자 등을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은 설계 단계부터 패키지 상품화를 통한 한국형 수출모델을 육성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영국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14년 SMR은 시장 개화의 불확실성은 존재하나 잠재적으로 2035년까지 최대 4,80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96 한국 기업들은 EPC 산업 및 원전 운영, 핑크수소 생산 경험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모듈화 설계 기술 등의 영역에서는 선도 국가 및 기업 대비 기술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라이센싱 기업들과의 신속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원천기술을 확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2018년 23GW 수준이었던 해상풍력 시장의 경우 2050년 1,000GW 까지 성장하고, 연간 투자 규모는 2050년 1,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해 2050년 619 GW 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한국은 조선, 중공업 해양 플랜트 산업 등에서 글로벌 선도 제조 역량을 보유했으며 부유체 공급을 위한 SCM(공급망 관리) 등의 산업 여건이 타 국가 대비 우월합니다. 이를 활용, 해상 풍력 터빈과 블레이드 등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한 선도 기업과의 파트너십 관계를 빠르게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해상풍력 시장의 개화 및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동으로 도출해 시장 내 핵심적인 입지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전환
5. AI 전환
한국의 인구는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3년째 감소 중이며, 생산 가능 인구 또한 지속해서 줄어드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재 5,200만명인 한국의 인구 중 생산 가능 인구는 3,600만명입니다. 인구 통계학적 예측에 따르면 2035년 인구는 5,000만, 생산 가능 인구는 3,100만명으로, 2050년에는 4,500만 명에 생산 가능 인구는 약 2,400만명으로 감소할 것입니다. 2010년대에 들어 주요 산업들의 생산성 증가율은 1%대로 정체되었으며, 물리적 규모 확장을 통한 전통적 생산성 증대 방식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한국이 미래에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생산성 증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전 산업은 생성형 AI를 포함한 AI 기술을 적극 채택해야 합니다. 동시에 생성형 AI 산업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합니다.103 이를 실현하려면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절실합니다.
최근 주목받는 생성형 AI를 비롯한 AI 기술은 영업/마케팅,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업무를 자동화 및 가속화입니다. 기업, 정부 등 조직의 입장에서는 생성형 AI의 효용성이 대단히 큽니다. 그러나 아직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22%이고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이 46%로, 중국(도입 58%, 검토 30%), 인도(도입 57%, 검토 27%), 싱가포르(도입 39%, 검토 46%) 등 선도국 대비 미진합니다. AI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한국이 전산업에 걸쳐 노릴 수 있는 생산성 증대의 여지는 여전히 크며, 이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입니다.
5.1. 기존 산업의 생성형 AI 도입
생성형 AI로 인한 글로벌 경제적 효과는 연간 2.6–4.4조달러, 한국에서의 경제적 효과는 520–89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첨단 제조업, 전기?전자 및 반도체, 정보통신 산업, 금융업 등 국내 산업 및 영업/마케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공급망 관리 등 비즈니스 영역에서 가장 큰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도표 6).
비즈니스 영역 예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면, 생성형 AI를 활용할 경우, AI 개발자가 부족한 기업이나 조직일지라도 생성형 AI 코드 생성 기능을 활용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역량을 큰 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조만간 개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이들도 개발하고자 하는 결과물을 자연어로 설명함으로써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로우 코드(Low Code) 및 노코드(No Code)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외에도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작성한 코드를 최적화하는 데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는 등의 활용도 가능합니다. 이런 사례를 통해, 한국의 전 산업에 걸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련 부서들은 최대 22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 예시: 반도체 산업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경제적 효과 창출도 기대됩니다. 결함 탐지, 칩 디자인 최적화 등을 통해 반도체 등 첨단 제조 산업에서 37–64억달러가 창출될 것입니다. 가령 사전에 결함 있는 반도체가 어떠한 모습인지 학습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계 학습 기술을 활용한 비지도 학습을 사용해 반도체 칩의 결함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도체 칩 설계에서 부품 배치를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칩 디자인을 최적화할 수도 있습니다. 최적화된 반도체 칩 설계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에 대한 데이터를 미리 학습한 생성형 AI가 반도체 칩을 개발할 경우, 인간 전문가라면 몇 주 가량 소요할 일을 몇 시간 내로 단축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칩을 설계할 때 풀스택 설계, 테스트 및 검증 프로세스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생성형 AI가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레이아웃의 모든 조합을 평가하고 품질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해 칩 디자인을 최적화하는 등의 애플리케이션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기업들은 생성형 AI 활용 사례를 빨리 검토하고 시범 운영하는 등 실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상세 도입 로드맵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5.2. 생성형 AI 가치사슬 내 적극적 Player로 진출
앞서 설명한 내용은 생성형 AI를 기존 산업에 적용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생산성 개선 효과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 자체도 하나의 유망 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은 해당 산업에서 글로벌 지위를 확보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 산업에의 도입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생성형 AI 가치사슬 전반에서 기회 영역을 포착하고 적극 진출해야 합니다. 생성형 AI 산업의 가치사슬은 1) 하드웨어, 2) 클라우드 플랫폼, 3) 기초 모델Foundation model(이하 FM), 3-1) 산업/기능 특화 FM, 4) Adjacent tools, 5) 애플리케이션, 6) 서비스로 구성되며107 이 중 한국은 특히 산업/기능 특화 FM 및 하드웨어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도표 7).
5.2.1. 고가치 데이터를 보유한 산업에서 산업/기능 특화된 Foundation Model 개발
산업/기능 특화 FM은 특정 기능이나 산업에 특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시켜 범용적인 FM 대비 특정 영역에서 저비용/고성능으로 구현 가능한 생성형 AI 모델입니다. 일례로 Bloomberg는 금융을 제외한 영역에서는 공개된 소스를 활용하고, 금융 영역에 대해서는 20년간 축적된 자체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금융 관련 업무 영역에 활용함으로써 타 모델 대비 우수하고 전문적인 결과물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내부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동일 산업에 있는 다른 업체들에 판매하거나 수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또한 콘텐츠, 석유화학, 의료 등 고가치 데이터를 보유한 산업에서 기회 영역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는 담대함이 필요합니다.
5.2.2. 고속 성장하는 AI 반도체 칩 산업 선도
AI에 대한 수요의 증가와 함께, 초대용량 데이터를 AI 모델에 학습시키거나 AI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데 필수적인 AI 반도체 수요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생성형 AI의 등장에 따라 다변화되는 하이퍼스케일러(컴퓨팅,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 등 기능을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기업) 고객들의 요구 사항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메모리 솔루션 제공자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또한 AI 반도체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비메모리 설계/제조 역량도 지속해서 개발 및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 그래픽처리장치(Graphics Processing Unit, GPU) 시장의 약 80% 이상을 점유하며 시장을 독식 중인 Nvidia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가 넘습니다. 앞서 언급한 GPU를 대체할 시스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NPU)를 설계하는 팹리스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쏠리면서 투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한국에도 다수의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빠르게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AI 칩 설계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입니다.
5.3. 전반적 AI 관련 역량 향상을 위한 노력
최근 생성형 AI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단기적으로 더 큰 시장 기회는 여전히 기계 학습, 딥러닝 등을 포괄하는 개념인 분석적 AI(생성형 AI와 구분되는 전통적 AI 영역을 나타내기 위한 개념, 이하 ‘AI’)에 있습니다. 생성형 AI의 등장 이전부터 존재했던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약 4.0–6.7조달러의 글로벌 경제적 효과가 예상됩니다. AI는 기계 학습, 딥러닝 등 기술로 소비재 산업에서 소비자 행동 데이터 기반 시장 기회 식별, 정보 통신 산업에서 네트워크 성능 저하 및 운영 중단 사전 예측 및 예방, 금융 산업에서 지점 환경이나 어드바이저(자동화된 투자자문) 활동과 고객 전환 결과 간 유의미한 관계를 확인하는 활용 사례 등을 통해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습니다. 2021 Global AI Vibrancy Ranking에 따르면 한국의 AI 관련 종합 지수는 전 세계 6위로 꽤 높은 수준이나, 한국의 도입률은 앞서 언급했듯 22%로 생산성 증대의 여지가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5.3.3. AI 시장 규모/투자 생태계
2022년 기준, 새롭게 투자 받은 한국의 AI 기업은 숫자 면에서 세계 13위이며, 2013–2022년까지 AI 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 누적 규모는 세계 9위(56억달러 규모)입니다. 누적 투자 규모는 이스라엘 대비 50%, 인도 대비 70%에 해당하는 수준이나, 2022년 한 해 기준으로는 세계 6위로,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민간 투자 생태계를 보다 활성화합니다면 현재 추세를 발판 삼아 AI 관련 시장 규모 확장을 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대상의 Growth 투자가 부족한 것은 스타트업의 투자비 회수 방식 중 하나인 인수?합병 비중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데 기인하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수?합병 활성화 노력이 필요합니다.
5.3.4. 한국 기업 문화
한국 기업의 운영방식 특성상 완전히 검증되어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수준의 솔루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개발되는 AI 기술이나 서비스들이 기업들의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AI는 구축 후에도 데이터를 지속해서 학습시켜, 모델을 고도화함으로써 성능을 개선합니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도입 직후부터 높은 품질을 기대하는 경우, AI를 도입하더라도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선도국 대비 시범 사업이나 제품 운영에 소극적입니다. 성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업에 대해 결정하고 책임지기 어려운 거버넌스, 또는 합리적인 성과 보상 체계 등 기업 문화를 점차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대적인 AI로의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Foundation model이나 AI 반도체 역량 확보, 적극적인 시범 사업 시도, AI 투자 생태계 활성화 및 관련 규제 개선 등을 통한 AI 관련 역량 확보는 AI를 활용한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 물결이 오는 시점에 Time-to-market을 최소화하는 데에 필수적입니다.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물결이 도래했을 때 AI 역량이 뛰어났던 국가들이 가장 빠르게 올라탔듯이 말입니다. 가령 로보틱스의 경우, 정해진 궤도에 따라 움직이던 로봇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로봇 공학 기술이 강화 학습 기술과 결합해 더욱 자율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 로봇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생성형 AI의 등장 덕분에 메타버스 내의 각종 요소를 구현하고 생성하는 데 로우 코드(Low code) 및 노코드(No code)가 가능해진다. 더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 공간 내 창작자가 될 수 있게 돼 참여자가 많아지고 생태계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보틱스나 메타버스 산업 외에도 생성형 AI 이후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에도 해당 역량들은 크게 활용될 것이므로 이를 빠르게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구축
6. 산업 혁신 기반 구축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통해 유의미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 혁신의 주체가 늘어나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슈퍼스타 기업이 탄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규제 당국과 산업계는 1)산업 특화 생태계 기반 메가 클러스터 및 2)혁신 기업들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6.1. 산업 특화 생태계 기반 메가 클러스터 구축
다양한 유형의 파트너십이 활성화될 수 있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생태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마련하는 방법의 하나는 클러스터 조성입니다.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대기업의 지원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시도가 유기적으로 일어나게 되며, 전문 노동 인력과 생산 관련 요소들이 근거리에 운집하여 개별 기업들의 유?무형적 비용 부담이 감소합니다.
또한 최근 산업들은 여러 단계에 걸친 매우 복잡한 혁신 양상을 보여 다양한 주체 간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식기반 산업은 학문적 기반과의 지리적 근접성 및 관련 주체 간 정보 공유를 통한 전반적인 생산성 및 기술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대학과 공공 및 민간 연구개발 기관 등이 집적되는 메가 클러스터의 구축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IT, 반도체, 바이오 산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혁신의 속도가 강조되는 IT산업의 경우 자금 유입과 인재-기술 간 연계를 통해 지식 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선도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개발에 필요한 기업과 인력이 근거리에 위치하면 상호 협력과 경쟁을 통한 기술 혁신과 비용 절감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 지식기반 산업인 바이오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클러스터는 주요 역할을 합니다. 미국, 싱가포르, 스위스, 영국 등 바이오 산업 강국들은 모두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지금의 입지를 확보했습니다.
6.1.1.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의 5대 구성 요소
특히 점점 더 복잡한 기술력을 요구하는 바이오 산업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치사슬상 여러 단계의 기업들이 모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이 필수적입니다.
바이오 클러스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크게 5개의 핵심 구성 요소가 필요합니다. 클러스터는 바이오 산업 가치사슬상의 다양한 산업 주체(제조 담당 C(D)MO, 혁신 물질 개발 담당 소규모 벤처 기업, 임상 개발 전문 NRDO, 영업 및 마케팅 전문 CSO, 학문적 지원 연구 랩 등)와 변호사, CRO, 액셀러레이터 등 전문 서비스 제공 주체, 정부의 지원을 효율적으로 결합합니다. 근거리에서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 기술, 자금을 조달하고 인프라 공유가 유리한 지역에서 사업 및 연구를 수행하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도표 8).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산업 특화 클러스터를 효과적으로 구성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1985년 클러스터 지원을 위해 비영리 기관인 MassBio (Massachusetts Biotechnology Council)가 설립되며 30–40년에 걸쳐 Pfizer 등 대형 제약사들과 MIT, Harvard 등 세계 유수의 대학교 및 연구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및 인큐베이터, 선도 투자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지금의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전했습니다. 현재 1,000여개에 달하는 생명과학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연간 약 10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3세대 의약품인 CGT 시장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3세대 의약품 중심’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존 글로벌 선도 클러스터와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약 1조 달러 규모인 글로벌 제약 산업은 2030년까지 1.4 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3세대 의약품으로의 전환이 이 성장을 견인할 것입니다. 질병 치료의 새 지평을 연 CGT 산업은 1세대나 2세대 의약품에 비해 현재 규모는 작으나, 2020–2030년 연간 약 34%의 속도로 빠르게 성장해 2030년에는 1,1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제약 산업을 글로벌 선도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3세대 의약품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가치의 원천(Source of value)이 다원화되는 흐름을 기회 삼아, 과감한 투자로 CGT C(D)MO 및 신약 개발 사업으로의 확장이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3세대 의약품 시장은 대부분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스타트업의 경우 신약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3세대 의약품의 경우 제조 담당 C(D)MO들은 고객과 협력이 용이하도록 Co-location을 중시합니다. 바이오 클러스터는 이러한 물리적 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혁신 물질을 개발하는 다수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한국의 선진 C(D)MO가 제공하는 대규모 양산 역량 및 운영 효율성 개선 역량을 한 곳으로 밀집시킨다면, 새로이 조성된 메가 클러스터에서의 블록버스터급 신약 탄생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6.1.2. 전국 각지에 흩어진 클러스터의 집중으로 각 요소 개선 필요
현재 한국에도 바이오 클러스터들이 존재하지만 전국에 산재해 있으며, 바이오 클러스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한 5대 요소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실정입니다. 서울, 인천, 오송 등 지역별로 15개 이상의 클러스터가 있지만 지역마다 세부 산업이나 특정 가치사슬 단계에 특화된 양상을 보이며, 규모의 한계로 네트워크 효과 형성이 제한적입니다. 시스템이 잘 구축돼 연구 개발, 상업화, 투자 등을 담당하는 주체가 한 곳에 운집, 바이오 기업들의 인허가, 전임상, 상업화 등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글로벌 선진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와는 기능적으로 차이가 큽니다. 일례로 서울에는 바이오 의료 R&D 클러스터, 송도에는 C(D)MO들의 생산 거점 중심 클러스터, 원주에는 의료기기 클러스터, 익산에는 식품 산업 클러스터가 존재합니다(도표 9).
규모와 네트워크 효과의 한계로 벤처캐피탈, PE, 대기업 등의 자금 투자나 지원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분산된 클러스터의 집중화가 필요합니다. 클러스터의 5대 요소를 선도적인 수준으로 개선하여 바이오 클러스터를 성공으로 이끌기까지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 네트워크. C(D)MO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한국의 일부 클러스터에는 근거리 내에 혁신 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 기업, C(D)MO 등의 이동 계획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규모가 큰 클러스터 중 하나인 송도에는 이미 선도 C(D)MO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고, 추가로 C(D)MO 및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근거리로 모이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동 계획들을 추진력 삼아, 글로벌 대형 제약사, 임상 혹은 영업 및 마케팅 특화 기업, 인접 산업 기업 등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필수적인 기업들이 근거리에 빠짐없이 위치하도록 추가 유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기업의 역할을 할 글로벌 대형 제약사나 산하의 아시아태평양 거점 R&D 센터 등 일부 기능에 특화된 부서라도 먼저 유치하거나 이전함으로써 다른 기업들이 모일 수 있도록 유인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병상 수가 많은 다수의 한국 대형병원을 강점으로 활용해, 임상 과정의 테스트베드로서 한국 클러스터의 중요성을 인지시켜 기업 및 연구 인력들을 유인하고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재. 바이오헬스 신산업 분야 전문 인력은 2025년까지 7.5만명의 추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바이오헬스 분야의 산업기술 인력 부족률은 정부 12대 주력 산업 중 2위에 달합니다. 인력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는 직무역량 부족으로 인한 미채용이 꼽혔으며, 이는 임상, 비임상, 연구기획, 공정 개발 등 연구 관련 직무에서 고숙련도 인력이 크게 부족합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 간 인재 쟁탈전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역 핵심 인재 및 외국으로부터의 숙련된 전문 인력 유입이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선도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하나인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의 경우, 2003년 출범 이후, 해외 연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우수 인력이 정부 재정 지원을 받아 바이오 선도국에서 장기간 전문 역량을 쌓았습니다. 이들이 싱가포르로 복귀해 클러스터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해외 선도 수준의 인재를 유치하고 교류의 장으로 확장했습니다.
자금 조달 및 투자. 이러한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정부 예산만으로 필요 자금을 충당하기보다는, 기업 및 클러스터의 투자 매력도를 제고하여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시도해야 합니다. 의약/헬스케어 산업 외국인 투자 신고 금액은 2020년 약 5억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 신고 금액 중 2% 수준이었으며 2022년에는 약 2억달러로 0.5%에 머물렀습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에 더해 한국이 투자하기에 좋은 여건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여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할 것입니다.
규제 및 정책. 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해 세제, 상장 제도, 신약 개발 초기 규제 등 지원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점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반도체 산업에 이은 차기 주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수출 지원, 창업 초기 기업 자금 지원 등을 진행하겠다고 적극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 정책 및 혜택이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목표 달성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코크 클러스터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법인세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12.5%이며 추가로 R&D 세액공제 제도를 운용하여 추가 25%의 세액공제를 부여합니다.
인프라. 마지막으로 다양한 주체가 유입되어 협업 및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인프라/생활 인프라 구축은 필수적입니다. 특히 대형 병원 및 의료 센터와 가까운 거리에 클러스터를 위치시키고 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한 공동 입주/실험 시설 등 공유 장비 마련을 통해 개방형 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주도로 발전한 일본의 고베 의료 산업 도시의 경우, 1999년부터 연구센터 및 첨단 의료센터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의료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됐습니다. 고베에서는 최근에도 초기 스타트업이 즉시 실험할 수 있는 공유 실험실이나 대규모 세포 치료제 등에 집중화된 연구 개발 센터 설립 등 인프라 개선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앞서 말한 숙련된 기술자나 해외 석학 등 경험 많은 인재 유입을 위해 자녀의 학교 및 배우자의 생활 지원 등 수준 높은 생활 인프라 구축은 필수적입니다.
이와 같이 정책 및 정부 지원 제도 재점검, 교육 협력, 스타트업 육성, 적극적인 글로벌 제약사 유치 등 자원과 노력의 집중이 필요합니다.
6.2. 혁신 기업들의 제도적 기반 구축
앞서 언급한 메가 클러스터 구축에 더하여, 혁신적 기업의 탄생을 막을 가능성이 있는 규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바이오, 드론, 핀테크, AI 등 신산업의 발전 및 기술 혁신의 주기가 짧아지고 기술 간 융복합이 가속화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규제 개선이 그 속도를 적절히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3년, 과거 2019년 조사에서 도출했었던 바이오, 드론, 핀테크, AI 4개 분야의 86개 규제를 대상으로 개선 여부를 추적한 결과, 지난 4년간 개선 완료된 규제는 8건에 불과했고(개선율 9.3%), 21건은 개선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57건의 경우 변화가 없었고, 그중 11건은 규제 샌드박스(유예 제도)를 통해 실증 중입니다.
일례로 핵심 산업으로 지목되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규제 개선이 더딘 상황입니다. 경쟁국들은 다양한 환경에서 시험 운행이 가능하며 자율주행 센서나 AI 기술 관련 규제도 대부분 허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아 한국 기업들은 도로교통법, 자동차 관리법 등 제약이 적은 해외에서 시험 운행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2023년 8월 샌프란시스코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운행 서비스 기업 2곳의 24시간 로보택시 운행 허용 결정’을 내렸다. 내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는 존재하나 자율주행 기술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디딤돌로 여겨집니다. 또한 핀테크 분야에서는 투자 플랫폼만 제공하는 크라우드 펀딩 업체들 대상의 규제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투자 플랫폼만 제공하는 업체임에도 불구, 투자중개업으로 분류돼 금산분리 규제가 적용되며 출자 제한 등 불필요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의료 분야에서도 산간 오지로의 의약품 원격 조제나 택배 발송이 약사법에 의해 규제받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과 발맞추어 혁신을 위한 규제 개선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중견?대기업의 공공 조달 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중소기업에 사업 기회를 주는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드론, 3D 프린터 등 혁신 제품을 지정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해야 할 공공분야에서의 사업 주체를 중소기업에 한정하고 타 기업군과의 시너지를 차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여러 기업의 경쟁 기회를 제한하고 입지 확보 기회를 줄임으로써 초반 시장 선점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스타트업과 Next Global Champion 육성 과정에서 아무리 많은 투자나 지원이 수반되더라도 규제에 대한 시의적절한 고민과 빠른 대응 없이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기업의 기술 전문가들이 주도해 필요한 규제를 자율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민관협의체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물리적 인프라 구성에 더해 혁신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제도적 기반을 신속하게 마련해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구축
7. 선순환적인 자본시장 구축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기준 일본, 싱가포르 등 국가들은 선진 시장(Developed Market)으로 분류되나, 한국은 여전히 신흥 시장(Emerging Market)에 속합니다. 그 이유는 이용 편의성이 낮은 외환 시장,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등 외국인에게 폐쇄적인 환경, 낮은 투자 상품 가용성, 부족한 투자자 정보 흐름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진일보를 위해 한국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자본 원천을 보다 다양화하여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중견, 스타트업 모두에게 보다 나은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7.1. 외국인 직접 투자 확대
우선 외국인 투자 비중 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선진국 입지에 걸맞는 수준의외국 자본을 확보해야 합니다.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23위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의 FDI 규모는 미국, 중국, 일본 등 GDP 상위권 선진국 및 외국 자본을 기반으로 성장한 싱가포르 등 금융허브국가에 비해 미미하며, 칠레,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입니다(도표 10).
대한민국 대비 노동인구가 15% 수준인 이스라엘의 FDI 규모는 2012년 기준 대한민국의 96%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고부가가치 IT, 서비스업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해 2022년까지 대한민국의 155% 수준까지 규모를 확대했습니다.
또한, 현재와 같이 글로벌 경기 둔화, 공급망 재편, 국내 경제 활력 저하 등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를 통해 고용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한국으로 유입된 FDI는 전체 노동자 고용을 29.5만 명, 청년 고용을 7.5만 명 증가시키며 경제 성장 촉진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경제 주체의 자생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정부와 민간이 공조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추가적인 자본력 확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법인세 등 조세 환경을 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민간은 이에 상응하는 기업 매력도 제고를 지속적으로 시도해야 합니다. 싱가포르 등 선진국의 경우 조세 면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금 지원 및 임대료 감면 등 기업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경제개발 초기 단계부터 FDI 유치를 통한 경제발전을 추진했던 싱가포르는 통상산업부 산하 경제개발청이 외국인 투자 유치 관련 업무를 전담, 외국인 투자자의 문의에 대한 신속한 처리, 투자인센티브 신청 평가, 공장 부지 물색 및 인력과 관련된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속한 서비스를 통해 투자 개시 후 최소한 3개월 이내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내에 유사한 사업을 행하는 기업이 없거나 해당 산업의 평균 수준 이상의 기술, 노하우를 도입하는 사업은 개척자 지위가 부여되며 5–10년간 법인세를 20% 감면하고 있습니다.
모험자본시장의 경우, 한국의 벤처투자 제도는 선진국 대비 펀드 종류나 소관 법률의 다양성 측면에서 복잡한 체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고 평가됩니다. 이로 인해 해외 벤처캐피탈은 한국 벤처투자 시장 진입 시 국내에서 펀드를 결성하기보다는 본사에서 직접 투자처를 발굴해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벤처투자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해, 벤처투자 관련 제도의 일원화 및 단순화, 펀드 구조 설계의 자율성 확대를 통해 해외 투자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공동 출자 지원, 세제 혜택 등 지원 정책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7.2.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통한 투자자의 신뢰 강화
Bloomberg 등은 한국 증시에 대해 “한국 기업들은 취약한 기업 지배 구조와 소액주주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로 인해 낮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식 장부가치 대비 1/3 수준으로 저평가되는 현상을 일컫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나 ‘박스피’ 같은 용어에서 나타나듯, 한국 자본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배당, 자사주 매입 비중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소극적인 주주환원 기조를 탈피하여 투자자 신뢰도를 강화하고 기업가치 증진 및 한국 자본시장 선진화에 적극 일조해야 합니다.
7.2.1. 적극적 주주환원 활성화
주요국 10년 평균 주주환원율을 비교하면 한국은 29% 수준으로 92%인 미국에 비해 매우 저조한 수준이며, 중국의 32%보다도 낮다. 미국의 경우 2022년 S&P500 지수 소속 기업들의 자사주 총 매입액은 9,430억 달러(한화 약 1,220조 원)에 육박하지만, 한국의 동 기간 자사주 매입액은 4조원대 수준에 불과합니다. S&P500 지수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배당 성향은 지속 유지하면서 분기 배당, 월 배당 등 배당 주기를 단축하고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제공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S&P500지수의 주가 수익률은 169%를 기록했으나, 한국 코스피 지수의 동 기간 주가 수익률은 25%에 불과했습니다.
7.2.2. 글로벌 선도 거버넌스 체계 구축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투명한 이사회, 기업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가속해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해야 합니다. 2021년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SJI) 분석 결과, 한국 기업의 평균 ESG 점수는 70.9점으로 글로벌 기업 평균인 76.5점보다 낮았으며, 지배구조는 36.0점으로 글로벌 기업 평균 대비 26.4점, 윤리 강령은 75.3점으로 글로벌 기업 평균 대비 8.2점 낮아 차이가 더 컸습니다. 선진 경영 체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유럽 최대 기업 가문 중 하나인 Wallenberg(발렌베리) 소유 기업들은 다른 기업의 전현직 이사나 CEO 등으로 이사회 중심 체제를 구성, CEO와 이사회 간 견제와 균형 확보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기업을 운영함으로써 투자자 신뢰도를 제고하고 있습니다.
7.2.3. 기업가 정신 및 성장 마인드셋 필요
마지막으로,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과 혁신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성장 마인드셋을 함양해야 합니다. 기존 사업의 안정성 확보뿐만 아니라 신사업, 혹은 잠재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자본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들의 이러한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상속세 개편 등 다양한 제도적 유인책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30–40대 벤처 및 스타트업 CEO를 대상으로 ‘우리 상속세제에 대한 3040 CEO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높은 상속세율이 ‘기업인의 기업하려는 의지와 도전정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응답이 93.6%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2020년 2월 중견기업 1,4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업 승계 계획이 없다’라고 응답한 경영인은 81%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상속 및 증여세 부담을 주된 사유로 꼽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상속 및 증여세율은 최대 60% 수준으로 OECD 평균인 25%를 크게 상회합니다. OECD 38개국 중 19개국은 이미 상속세가 존재하지 않으며, 상속세가 높은 국가 또한 한국 대비 공제 혜택이 다양해 실질적인 기업 경영 관점에서의 이점을 다수 제공하고 있습니다.
7.3. 모험자본시장 자본 다각화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면 모험자본시장에서의 자본 다각화 또한 중요합니다.
스타트업 등 소규모 기업을 위한 모험자본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벤처투자 실적 분석 결과 2017년 2.4조원에서 2021년 7.7조원까지 늘었으며 투자 건수는 같은 기간 2,400건에서 5,600건, 피투자기업 수는 1,300개 기업에서 2,400개까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모험자본시장은 타국 대비 공적 연기금, 정책금융 기관의 출자 비중이 높으며 벤처투자펀드의 약 2/3가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 출자를 받아 결성되는 등 정부 주도형 양적 성장 모습을 보입니다. 일반 기업으로부터의 모험자본 유입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미 경제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자본력이 풍부한 전통기업들이 전략적 및 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담당해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 발굴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기업을 육성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자본의 원천으로서 CVC(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CVC는 전 세계 모든 벤처캐피탈 투자 건수의 25%에 이른다. 미국의 경우 2020년 기준 전체 투자 건수 중 26%가 CVC로부터 출자되었으나 투자 총액 관점에서는 48%에 육박해 대형 자본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한국의 CVC 투자 금액은 전체 VC 투자 금액 중 3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기업 사내 유보금을 과감하게 CVC로 재투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유인책이 요구됩니다. 한국 100대 기업 사내 유보금은 2022년 1,000조원을 돌파했으며, 그 중 10대 기업의 유보금은 448조원 수준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기업의 자유로운 투자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대한민국 자본법 상 일반지주회사 CVC가 조성하는 펀드는 외부자금 비중이 40%로 제한되며, CVC 펀드가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비중도 펀드 조성액의 최대 20%로 제한됩니다. 공정거래법, 지주회사법 등의 기존 법체계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한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외부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자유롭게 출자받을 수 있는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과 같이 규제 개선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9년 Google이 자체 CVC 조직인 ‘Google Venture’를 통해 Airbnb 등 기업에 대해 초기 단계에서 자본과 경험,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자본력을 제공한 사례를 볼 때, 규제개선을 통해 기업들의 모험자본시장 참여를 촉진해 그들이 보유한 안정적 경영 노하우와 벤처기업의 혁신적 역량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축
8. 핵심인재 양성체계 구축
대한민국의 산업기술 인력은 2017년 약 163만명, 2021년 약 168만명으로 전체 근로자 수의 약 34% 비중으로 꾸준히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12대 주력 산업만 보면 경제 전체 부족 인력 총원의 약 75%를 차지하는 등 산업기술 인력 부족 현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를 위한 인력 Pool 확대 및 양성체계 다각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8.1. 첨단 산업 분야의 핵심 인재 수급
특히 소프트웨어, 바이오/헬스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인력 수급 방안을 필수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의 부족 인력은 2021년 말 기준 6,000명입니다. 2022년 중소벤처기업 실태 조사 결과, 중소벤처기업 300곳 중 약 63%의 기업은 소프트웨어 인력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차량용 SW, AI, 반도체 등 전 산업에 걸쳐 소프트웨어 인력이 필수적인 점을고려하면 최우선적으로 인력 수급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국내 선도 빅테크 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산업 전반에 걸쳐 우수한 역량의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바이오 제약 산업. 바이오 제약 산업이 급격하게 팽창됨에 따라 필요 인력 규모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 전문인력 공급 역량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CGT, 신약 개발 등 바이오 산업 내 고부가가치 사업의 비중 확대를 위해 연구개발 인력이 충분히 수급되어야 하지만 2020년 기준 국내 바이오기업 근로자 중 과반은 연구와 무관했습니다. 화학, 바이오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연구 관련 직무 인력 부족의 주원인으로는 최신기술을 보유한 전문인력의 부족, 교육과정과 산업현장의 괴리, 교육훈련 과정의 실습 부족 등이 꼽혔다.
반도체 산업.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우 2031년에는 대졸이상 전문인력이 약 5.4만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만, 미국 등도 글로벌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30년 미국 반도체 산업 내 엔지니어는 약 30만명 부족, 숙련된 기술자는 약 9만명 가까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 반도체 학과 설립 등 내부적인 해결책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외국인 이민 지원정책을 적극 발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또한 적극적인 인재 정책을 통해 핵심 인력의 안정적인 공급을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8.2. 핵심인재 양성체계 구축 방안
정부-민간-학계 협력을 강화하여 전략 육성 산업에 대한 교육 커리큘럼을 확보하고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기업 문화와 업무 방식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고용 유지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탈피해 미래지향적 인적 자원을 유치하는 위한 혁신 정책을 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근간이 될 전략 육성 산업에 대한 학비/연구비 등 재정 지원 정책, 실무형 커리큘럼, 연차별 직업교육 등 교육과정 체계화를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추진되는 사내 대학원 설치 및 운영 등 주요 첨단 산업에 고급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담은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안처럼 지속적인 고용정책 혁신이 요구됩니다.
8.2.1. 정부의 고용 관련 지출 확대
정부는 우선 전략 육성 산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관련 재정 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간 정부 지출에서 노동시장 관련 정책에 투입되는 비중은 전체 지출 중 2019년 기준 0.84%로 OECD 평균인 1.37% 대비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노동시장 정책 지출 중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173(고용서비스, 직업훈련, 고용 인센티브, 보호 고용 및 재활훈련, 직접 일자리 창출, 창업 인센티브 등) 비중은 44% 수준으로 OECD 국가 평균인 53%에 비해 낮습니다.
8.2.2. 밀접한 산학 협력 필요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과 빠른 기술 변화를 교육 과정에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정형화된 체계를 갖추기 위해 정부-민간-학계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산업계가 학사-박사까지 학비 전액 장학금 지원, 채용 보장 등의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더해, 더욱 밀접한 산학 협력을 통해 협력 학교, 계약 학과, 채용 연계형 교육과정을 대폭 확대하고, 산학협력 연구 투자 규모를 늘려 양질의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인력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도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의치대로의 이탈 등 이공계의 의대 쏠림 현상은 정부와 산업계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일례로 2023년 대입 정시 모집에서 대기업 연계 반도체 학과 4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정시 등록 포기율은 155%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 전체 등록 포기율인 33%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기업 및 산업계는 경제적 이익이 수반되는 지원 정책 등 단기적인 재정적 지원은 장기적인 관점의 유입 매력도를 제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장년층 재취업, 청년/중장년층 전용 엔젤펀드 및 엑셀러레이팅 제도 등, 고급 인력이 산업에 진입해 장기간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를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그래야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수준의 커리어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화 지원금뿐만 아니라 창업 인프라, 교육 및 코칭, 시제품 제작, 해외 진출 지원, 후속 연계 지원 등 중소벤처기업부가 제공하는 창업성공패키지(청년창업사관학교)와 같이 사업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지원을 종합 서비스로 제공하는 정책들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8.3. 글로벌 인재 유치
대한민국은 글로벌 전문인력 유치 노력을 확대해야 합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정체되었으며 외국인 전문인력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반면 경제활동 가능 인구 비중이 지속 감소하는 문제에 당면했던 일본은 적극적인 해외 인재 채용 정책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수를 대거 늘리는 양적 성장뿐 아니라, 주력 산업 내 전문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질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 발표 기준 한국의 해외 고등 고육자 유입률은 2.8%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33위에 그쳤으며, 한국보다 낮은 유입률을 보인 국가는 터키,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였습니다. 또한 2021년 기준 한국의 85.5만명 외국인 노동자 중 숙련 노동자 비중은 10% 수준에 그쳤습니다. 전문인력 수급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반면 일본은 2016년 일본재흥전략을 통해 고급 인력 인정 요건 완화, 고급 인력 재류 기간 무제한 자격 등 정책을 시행해 성공을 거뒀습니다. 2012년 전체 외국인 근로자 중 18.5%를 차지하던 전문인력이 2021년 22.8%까지 확대됐습니다(도표 11).
현재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 중 약 42%만이 한국에서 취업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해외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 명확한 전문인력 및 필요 기술 구체화, 이에 따른 수준별 비자 우대 등 외국 전문인력의 한국 체류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산업계의 경우 외국인 전문인력 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내부 인프라 및 사내 지원 제도 등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외국인 커뮤니티 조성, 교육 시설 등 생활 인프라에 관련된 국가적 소프트파워를 적극 강화해 외국인 유입 매력도를 제고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했듯 대한민국은 국내외로부터 현재 수준을 상회하는 인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실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인력 육성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3장
2040년, 대한민국 인당 GDP 7만 달러 시대를 향하여
다가오는 2040년, 대한민국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한국이 현재의 산업 구조를 유지한 채 생산성의 혁신적 개선을 이루지 못합니다면, 현재와 같은 저성장 추세는 지속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민국은 앞서 언급한 대담한 8대 과제를 통해 광범위하고 동시다발적인 국가 경제 체질 개선 및 혁신적인 생산성 증대를 고려해야 합니다. 경제성장의 새로운 S-curve(상승 곡선)를 통해 대한민국은 ‘2040년 인당 GDP 7만달러 시대’를 목표해야 합니다.
이는 2040년 한국의 예상 GDP182 대비 약 1조달러 이상 초과 성장을 달성해야 합니다는 것을 의미하며, 예측 평균 성장률 2%대가 아닌 평균 성장률 4%대를 향한 과감한 도전입니다. 나아가 지난 30년간 10–15위권에 머물러 있던 한국 경제의 절대적 규모가 Top 7으로 진입하는 것이며, 인당 GDP 7만달러의 국가로 성장하여 국제적 영향력이 한층 커진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가파른 경제 발전을 이룩한 국가가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다시 4%대로 도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국가 경제 성장 공식을 도입하는 혁신이 뒷받침됩니다면 이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실제 1990년대 중후반 미국과 2000년대 중후반 독일에서 약 4%대 경제 재도약 사례가 있었습니다.
1986–1990년 3% 대의 성장률을 보였던 미국은 1991–1995년 2% 대로 성장세가 위축되었습니다가 1996–2000년 4% 대의 성장률로 재도약을 이뤄냈다. 여기에는 통화 정책과 IT 확산의 영향을 포함한 여러 변화가 영향을 주었습니다. 당시 연방준비제도는 안정적인 통화 정책과 금리 조절을 통해 기업의 투자와 소비자의 소비 활동 촉진에 기여했습니다. 또한 테크, 플랫폼 등을 주축으로 한 IT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하며 고용 창출 및 투자 선순환을 이끌었습니다. 기업들은 IT 장비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초기 디지털 혁신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크게 향상했습니다.
독일 역시 1986–1990년 3% 초반대의 성장률을 보인 후 1991–2005년 1% 중반대의 성장률로 정체에 접어들었습니다가, 2006–2011년 내 글로벌 경제 위기를 제외한 기간 4%에 근접한 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재도약은, 노동 개혁과 제조업 수출 경쟁력 확보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2003년 ‘아젠다 2010’을 발표한 이래 2005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그 정신을 계승하며 노동시장, 사회보장제도, 세제 및 교육 전반의 중장기적 변화를 촉진해왔다. 나아가 제조업 비용 절감 노력 강화, 동유럽에 대한 완성품/부품 생산 기지화를 통해 산업용 기계, 자동차 등 특화 산업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2040년, 대한민국의 미래 목표
대한민국은 대담한 8대 국가적 과제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2040년 다음 7가지를
목표해야 합니다(도표 12).
1. 매출 1,000억/100억/10억달러 기업 각각 5/20/100개 증가
인당 GDP 7만달러 달성이라는 퀀텀 점프를 위해 산업 및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 성장이 필요합니다. 2022년 연결법인 기준 매출 1,000억달러 기업은 3개, 100억달러 기업 54개, 10억달러 기업 418개입니다. 기존 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고성장하는 기업들이 등장하여 2040년에는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 AI, 모빌리티, 반도체 등의 산업을 중심으로 매출 기준 1,000억달러 기업 5개, 100억달러 기업 20개, 10억달러 기업 100개를 추가해야 합니다.
2. 중소기업 생산성 2배 향상
기업의 생산성은 국가 간 경제, 산업, 기업, 프로세스의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기본적인 척도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구 성장세가 둔화하는 국가들에 있어 생산성 제고는 경제 지속 성장의 핵심 요인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기업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이러한 경향성은 특히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에서의 생산성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중소기업 생산성이 대기업의 약 30%로(OECD 평균 약 50%), OECD 국가 내에서 네 번째로 대중소기업 생산성 격차가 큽니다.
한국 기업 수의 약 99% 및 종사 인원의 약 80%가 중소기업임을 고려하면, 중소기업의 인당 생산성 향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지대합니다. 대기업과 공급사의 관계로 이루어진 수직적 비즈니스 모델을 가치사슬 내 여러 업체 간 상생 협력 및 공동 성장을 추구하는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로 개편, 중소기업으로 생산성이 전파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개편을 통해 대한민국은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현재 대비 2배 이상 올려야 합니다.
3. GDP내 서비스업 비중 70% 달성
한국 서비스산업의 GDP 비중은 2021년 기준 약 60%로, 평균 약 70%를 하회합니다(일본 70%, 독일 63%, 미국 78%). 한국 서비스산업의 고용 비중이 약 70%임을 감안하면, 한국 서비스업의 생산성(인당 부가가치 창출)이 열악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장률 둔화 리스크가 존재하는 기존 산업들 내 전통 제조업 기업들은 IP, 솔루션 등 지식 집약적 신사업을 적극 확대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외 서비스업 기업들은 IT 플랫폼, 소프트웨어, 콘텐츠, 과학/기술/의료 서비스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을 핵심 동력으로 하여 서비스산업의 GDP 내 비중이 70% 이상에 달하는 국가로 변화된 모습을 목표해야 합니다.
4. GDP 대비 자본 증대량 2배 성장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GDP 대비 사모 및 공모, 회사채, 증권화 상품 등 발행 규모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자본이 충분한 ‘성장 연료’가 되는지 그 성숙도(Financial depth)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입니다. 대다수 선도국(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은 GDP 대비 자본 증대량 비율이 개발도상국 대비 3배 이상에 달합니다. 즉, 기존 기업의 신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뿐만 아니라 신규 기업 육성을 위한 자본 순환이 더 원활하게 일어난다는 의미입니다. 2018–2022년 미국의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25.0%, 영국은 20.6%, 일본은 11.0%인 데 비해 대한민국은 9.5% 수준으로 선도국 대비 낮은 수준입니다.
주주가치 제고 정책 및 거버넌스 개선 등의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노력 외에도 CVC, 외국인 투자 비중 확대를 기반으로 한 자본 원천 다각화를 통해 중견, 중소, 스타트업 모든 기업을 아우를 수 있는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2040년 대한민국의 GDP 대비 자본 증대량은 현재 대비 2배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해야 합니다.
5. 글로벌 선도 초격차 산업 2개 이상 신규 배출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초격차 산업을 보유합니다는 것은 산업의 진보 방향을 결정하거나 재정의하는 통제권을 가지고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는 의미입니다.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경제 안보 및 지정학적 패권 다툼을 초월하는 주도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적 초격차를 보유하여 국가 경쟁력을 높였으나, 타국의 해당 분야 기술 진보 속도 역시 빨라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은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산학 기술 협업 장려 외에도 적극적인 고급 인력 자체 양성 및 해외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 모빌리티 분야 내에서의 격차 재확대와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 등 신규 분야에서 다수의 초격차 산업을 배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야 합니다.
6. 글로벌 선도 수준 클러스터 3개 이상 창출
특정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기업들이 밀집된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협력이 활성화되고, 전문 인력과 각종 생산 요소의 집적으로 개별 기업의 비용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클러스터 창출은 곧 GDP 및 국가 경쟁력 제고에 직접 기여할 수 있습니다.
클러스터의 선도 사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1,000개 이상의 제약/바이오테크 기업(글로벌 제약사 상위 20개 중 19개 지사 보유)과 Harvard/MIT 등 주요 연구기관과의 밀접한 협력 아래 2021년 기준 약 140억달러의 벤처캐피탈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이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는 막대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인력, 산업 네트워크, 자본 지원, 규제와 정책, 인프라라는 5대 요소를 모두 갖춘 클러스터는 아직 미비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개방적 생태계 활성화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다수의 중소형 클러스터가 아닌 집중화된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시너지를 창출해야 합니다. 특히 바이오, IT산업, 반도체 산업 등에서 각각 글로벌 선도 수준에 준하는 클러스터 육성을 목표해야 합니다.
7. AI 고급 인력 5만 대군 양성
대대적인 생산성 증대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오늘날 디지털 혁신을 넘어 AI를 필두로 한 산업 전반에서의 혁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혁신을 위해 투자 생태계 활성화, 관련 규제 논의 등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AI 인재 양성이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2027년까지 AI 인력 수요는 약 6.6만명인데 비해 공급은 약 5.3만명 수준입니다. 공급 인력 중 약 4.8만명이 초중급 인력 (학사 이하), 약 0.5만명이 고급 인력(석박사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기술장벽이 높고 발전 속도는 빨라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급 인력을 중심으로 한 핵심인재 확보 방안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자체 인력 양성 및 해외 인재 유치, 이를 위한 산학 협력 확대 외에도 커뮤니티 조성,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고급 인력이 일하고 싶은 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약 5만명의 고급 인력 확보를 목표해 AI를 필두로 한 산업 혁신의 선두 지위를 차지해야 합니다.
결론
끓는 물 속 개구리를 냄비 밖으로 꺼내야 할 때
산업 시설이 폐허가 된 전 후 한국의 1953년 인당 GDP는 약 70달러였습니다. 당시에는 글로벌 존재감이 미약한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으로서 성장 기반으로 활용할 인적, 물적 자원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경공업 중심 수출주도형 성장 모델로 시작해 중화학공업으로 확장하며 성공적으로 S-curve(상승 곡선)를 그려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등 곳곳에서 연이은 어둠이 드리웠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과감한 산업 구조개편과 신시장 발굴, 기술 투자 등을 통해 반도체, 전자제품, 자동차 분야 등 기술 집약적 산업을 넘어 음악, 게임, 웹툰 등 문화 콘텐츠 산업까지 글로벌 선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당 GDP 3만2천 달러에 달하는 오늘날의 도약을 이뤄낸 것입니다.
2013년 맥킨지는 한국 경제를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했습니다. 당시 보고서는 한국의 저생산성 문제와 중산층 가구의 재무 위기에 집중, 이를 둘러싼 각종 사회 이슈(주택자금 및 사교육비의 과도한 지출,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의 열악한 생산성, 노동인구 감소 등)를 함께 지적했습니다. 중대한 위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정확한 문제 인식과 해결 방안 마련이 부재한 한국의 상황을 역설한 것입니다.
10년이 흐른 지금, ‘냄비 속 끓는 물’의 온도는 더욱 올라갔습니다. 인구구조 불균형 심화와 노동 생산성 감소, 자본시장에 대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와 모험자본시장의 정체, 국가 기둥 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 및 중소기업 생산성 부진, 그리고 더욱 복잡해진 이해관계의 지정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끓는 물의 온도가 내려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개구리를 냄비 밖으로 꺼내는, 다시 말해 과감한 시도와 변화가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담한 8대 과제를 기반으로 개구리가 더 큰 무대에서 맘껏 뛸 수 있는 틀을 짜야 합니다. 이러한 결단과 추진은 한국으로 하여금 작금의 경제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S-curve(상승 곡선) 도입에 성공하고, 2040년 세계 7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